당무를 거부하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제주를 찾았다. 이 대표는 이날 제주4·3유족회장과 면담할 예정이었지만 면담 계획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돌연 만남을 취소했다.
2일 국민의힘 제주특별자치도당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일 전남 여수에서 배를 타고 이날 오전에 제주에 도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쯤 제주시 연동 모 카페에서 오임종 제주4·3유족회장과 만나기로 했지만 약속 시간이 다 되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 회장은 약속 시간에 맞춰 카페에 도착했지만 허향진 제주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으로부터 "만남이 취소됐다"는 말을 듣고 발걸음을 되돌렸다.
이 대표는 언론 노출에 대한 부담 때문에 만남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임종 제주4·3유족회장이 제주시 연동 국민의힘 도당 당사 인근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만남이 불발된 후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상민 기자
오 회장은 면담 불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제주의 큰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갈수 있도록 (제주 4·3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협조해 줄 것을 부탁할 예정이었는데 만나지 못해 정말 아쉽다"고 전했다.
또 오 회장은 '이 대표 측으로부터 직접 만나자는 얘기를 들은 것이냐'는 질문에 "(오늘 만남과 관련해) 이 대표 측과 통화를 한 적은 없고, 제주도당으로부터 '오늘 이 대표가 올 것 같다. 이 대표가 오면 면담을 하자'는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글을 남긴 뒤 다음날 예정된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사흘째 비공개 지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부산과 지난 1일 전남 순천에 이어 이날 세 번째 행선지로 제주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