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신시가지 전경. 한라일보DB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기조 속에 제주지역에서도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국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는 것과는 달리 도내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을 보면 여전히 상승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싸움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의 1월 첫째주(3일)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제주지역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와 같은 99.0을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 등을 분석해 수요과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기준선 100을 넘으면 시장 내에 매수자가 많다는 의미다.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많은 것으로, 숫자가 작을수록 시장에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것이다.
도내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정부의 부동산 비규제지역에 따른 풍선효과로 외지인의 투기성 수요가 막 몰리기 시작하던 2020년 12월 마지막주 96.2에서 2021년 1월 첫째주 101.9로 기준선을 넘어선 후 2021년 12월 첫주 102.7까지 약 1년동안 줄곧 100 이상을 유지했다. 그 후 12월 둘째주 98.6으로 떨어진 후에는 이달 첫주까지 4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이처럼 최근 아파트를 '사자'보다 '팔자' 심리가 크지만 지난해 천정부지로 폭등한 아파트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도내 아파트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8% 올랐다. 2020년 11월 넷째주(0.01%)부터 1년 넘게 연속 상승세다. 2021년 연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0.13%로, 전국 상승률(13.25%)을 웃돌았고 17개 시·도 가운데 인천(22.56%), 경기(20.76%) 다음으로 높았다.
4일 기준 도내 전세가격지수는 103.6이다. 작년 12월 마지막주 98.3으로 떨어졌다 한주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021년 한 해 전세가격은 16.02% 올랐는데, 전국평균(9.13%)을 크게 웃돌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도내 한 공인중개사는 "제주의 전통적 이사철인 신구간(1월 25~2월 1일) 수요가 전같진 않지만 해마다 12월과 1월은 주택매매거래가 다른 시기보다 상대적으로 활발했는데,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르다"며 "작년 한해 급등세가 가팔랐던 집값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이 쉽지 않고,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관련 정책이 바뀔 수도 있어 수요자 입장에선 일단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