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편집국 25시] 방역패스와 디테일

[김도영의 편집국 25시] 방역패스와 디테일
  • 입력 : 2022. 01.20(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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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으로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별명은 '봉테일'이다. 봉준호와 디테일(detail)이 합쳐진 말로, 봉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는 장면 하나와 대사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고 빈틈없이 꼼꼼하다는 이유에서 붙여진 별명이다. 인물에 대한 설정과 그 인물이 살아가는 배경,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이야기의 디테일이 모여 영화를 완성시키고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대형마트, 학원, 독서실, 영화관 등 6종의 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을 철회했다. 법원이 의대 교수 등이 요청한 방역패스 집행정지를 인용하면서 서울 지역만 적용했다가 며칠 만에 전국으로 확대됐다. 오락가락하는 방역패스 정책은 국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방역패스·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해 만났던 시민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디테일의 아쉬움'이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방역조치에 동참할 의지는 있지만 '디테일'한 내용 없이 일괄 적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거나 대화하는 식당과 마스크를 쓰고 말할 일이 없는 독서실은 그 상황이 다를 테니까.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의료체계 과부하를 막아야 하는 정부의 고충도 알지만 빈틈없이 꼼꼼한 대응책과 설득력 있는 설명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제주 역시 타 지역에 비해 최근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매번 발표되는 정부의 방역조치를 따라가기에 급급하다. 제주특별자치도라면 지역 상황에 맞는 J-방역을 시도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디테일의 차이가 감동의 차이를 만든다. <김도영 행정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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