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양파 출하 코앞인데 저장양파 처리난

햇양파 출하 코앞인데 저장양파 처리난
소비 부진에 제주산 재고량 650t… 평년보다 20% 늘어
조생양파 면적 작년보다 15% 늘며 농가에선 시장격리 요구
  • 입력 : 2022. 02.08(화) 16:47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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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주산 조생양파가 3월 중순쯤부터 전국에서 가장 먼저 출하될 예정이지만 2021년산 양파 저장물량이 상당량 남아있어 농가들은 조생양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부진에 양배추에서부터 무, 당근 등 월동채소류 가격이 줄줄이 약세인 상황에서 양파가 처한 상황도 다르지 않아 인건비·비료값 인상으로 뛰는 경영비 부담에 허덕이는 농업 현장은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8일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양파 주산지역인 김녕·함덕 농협의 2021년산 저장양파 물량은 650t 정도로, 평년 대비 20%정도 많다. 평소 같으면 고정 거래처를 통해 저장물량이 줄어들 시기지만 소비 부진으로 인한 처리난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농협제주지역본부는 지난 1월 범제주농협 차원에서 임직원 양파소비촉진 운동을 벌여 15t을 판매하는 등 소비 늘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제주는 전국에서 햇양파가 가장 먼저 출하되는 곳으로, 저장양파 처리난이 지속될 경우 햇양파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저장양파 문제는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라, 경상 등 전국적으로 21만t으로 예상되는 저장양파의 수급조절 대책이 시급한 상황으로, 농가에선 농림축산식품부에 5만t의 시장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제주에선 지난달 30일 위성곤 국회의원이 도내 양파 주산지 지역농협으로 구성된 양파제주협의회와 고산농협 유통사업소에서 현장간담회를 가졌는데, 역시 저장양파와 일부 햇양파의 시장격리 필요성을 요구했다.

양파 가격은 소비 부진에 재고량이 쌓이면서 뚜렷한 약세다. 8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양파가격은 상품 1㎏에 510원으로 2021년(1720원)과 2020년(910원)에 견줘 현저히 낮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주지역의 2022년산 조생양파 재배면적은 600㏊로, 2021년산(524㏊)과 평년(539㏊)에 견줘 각각 14.5%, 11.3% 증가했다.

오충규 김녕농협조합장은 "올해산 햇양파 가격이 일정수준을 유지하려면 제주산 등 전국 저장물량의 일정부분에 대한 시장격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또 제주산 조생양파 면적 중 100㏊정도는 시장격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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