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시민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주도 공공건축가들의 '걷고 싶은 도시공간 만들기' 주제 '제주 공공성지도 2022' 전시. 진선희기자
한림·세화·고성·중문 등 공공 공간으로서 오일장의 미래 탐색도
4월 철거 예정인 제주시민회관과 이별 앞둬 도시공간 의미 나눠
"40~60m 폭의 도로와 주차장은 보행을 위한 공간까지 잠식하고 사람들이 거닐 수 있는 안전한 휴게공간이 없다." 제주시 병문천 복개하천변 시민공간을 제안한 홍선희 건축가는 이런 말로 원도심의 현실을 짚었다. 제주시 원도심은 천년 이상된 도시이지만 각종 개발 사업으로 역사성과 삶의 적층이 부족한 모습이고, 서귀포시는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룬 삶의 흔적들이 차츰 지워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천천히 걸으면서 도시가 지닌 서사적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만들기가 필요한 이유다.
제주도가 위촉한 1기 공공건축가들이 '걷고 싶은 도시공간 만들기'란 이름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공공 공간을 제시했다. 지난 13일 제주시민회관에서 막이 올라 이달 27일까지 이어지는 '제주 공공성지도 2022' 전시다. 오는 4월 철거 예정인 제주시민회관을 기억하며 도시 공간의 의미를 도민들과 나누는 자리다.
'공공성지도'는 공원, 광장, 도로, 주차장, 유휴건축 공간, 공공건축, 녹지, 오픈스페이스, 하천, 친수공간 등을 발굴해 지속가능한 도시공간을 만들어내는 디자인 맵을 말한다. 공간환경의 공공성을 제고하는 도시재생의 기초자료다.
지난해 원도심 일대의 '행복한 도시 공간 만들기' 결과물을 공개했던 제주도 공공건축가들은 이번에는 '보행'의 관점으로 제주시 8개 프로젝트, 서귀포시 5개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총기획을 맡은 현군출·김종찬 공공건축가는 "공공건축가들이 거의 대부분 참여한 전시로 법정계획은 아니지만 현실가능한 제안이 되도록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제주시 공공성지도로는 제4한천교-한천변 유휴공간-한천초등학교 연계 보행로(현승훈), 서사로와 남성로 일대 병문천 복개구간 하천부지 재구조화(현승헌), 시티 라인 파크-병문천 복개 하천변 시민공간 제안(홍선희), 남성로와 탑동워터프론트 연계를 위한 남북측 보행환경 개선과 공간 제안(홍광택), 제주성지… 그 기억을 따라 풍경 속을 걷다(차호철), 신산·시민 연결 길(고이권), 운주당 터를 중심으로 역사 경관 복원과 보행 환경 개선을 통한 지역 활성화 제안(김창균), 서포터 랜드: 새로운 배후지로서의 가능성(이창규) 주제 작품을 볼 수 있다. 서귀포시 공공성지도는 단절된 동네를 잇다(양수웅), 서귀포시 평생학습관 앞마당 재구조화를 통한 휴게공간 조성과 보행환경 개선(정승복), 중정로의 가로변 유휴공간 발굴과 활용을 통해 보행환경 개선(강중열), 동네 공공시설을 활용한 정주 환경과 기존 환경 개선안 구상(강승종), 풍경이 있는 오솔길-천지동 일대 가로환경 구상(권정우)이 나왔다.
이와 함께 이 전시에는 대형마트 상권과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해진 시대에 공공 공간으로서 오일장의 미래를 탐색한 작업도 있다. 한림오일장(박현모), 세화오일장(현혜경), 고성오일장(이준석), 중문오일장(현승훈)이 그것이다.
제주시민회관 설계 당선작도 별도 부스에 놓였다. 1960년대 지어진 제주시민회관의 장소성과 집단적인 공간의 기억을 품은 '새로운 시민회관-과거를 담은 미래의 장소'(고광표, 맹필수) 주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관람 가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