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 출고 지연 현상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최근 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신차 출고 기간이 1년 이상 소요되면서 소비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제주지역 자동차 판매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GV계열 차량의 출고 기간은 대략 6~7개월 가량 소요되며 싼타페와 투산, 하이브리드 차량은 8개월 이상 기다려야 신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 이와함께 기아차인 스포티지와 카니발 등은 출고까지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1년가까이 기다려야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친환경 자동차인 전기차 같은 경우에는 내연기관 모델보다 대기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인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의 전기차 GV60, 기아차 EV6는 계약에서 인도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매년 전기차 보조금 지원 규모가 축소되면서 보조금이 더 줄어들기 전에 구매를 결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다 최근 성능이 개선된 신차 출시도 이어지면서 전기차의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반도체 수급난 등의 여파로 생산이 원활하지 못해 내연기관 차량보다 출고 지연 현상이 극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올해 보조금 기준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출고 기간이 늦어지면서 속이 타들어 가고있다. 출고 기간이 해를 넘길 경우 내년도 보조금 기준이 적용돼 보조금 지원 액수가 줄기 때문이다.
올해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김모(60)씨는 "보조금이 더 줄기 전에 전기차를 구매하려고 했지만, 신차 출고 기간이 1년 넘게 걸릴 수 있다는 자동차 판매 딜러의 설명을 듣고 구매 결정을 보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말까지 5500대의 전기차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승용 전기차 보조금의 경우 1100만원(국비 700만·도비 400만원)으로 책정됐으며, 세부 지원 기준은 5500만원 미만 전액지원, 5500만~8500만원 미만 50% 지원, 8500만원 이상 미지원 등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연말에 전기차를 구입하면 출고기간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차량이 나온 해에 책정된 보조금을 받게 된다"면서 "반도체 수급난으로 지난해부터 발생한 신차 출고 지연 현상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지만, 지난해의 경우 보조금 지급은 신청자의 95%가 넘는 인원이 보조금을 지원 받는 등 수월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기차 보급량이 갑자기 많아질 경우 국비를 추가 요청하고 지방비는 추경 예산을 확보해 보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