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대응 중요… 신속히 원인 파악·제거치료시기 놓치면 만성신부전 진행 가능성
오늘은 신장(콩팥)의 질환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신장은 콩 모양으로 생긴 한 쌍의 기관이다. 신장은 몸속의 수분 양 및 이온의 균형을 유지시키고 체내 대사산물을 몸 밖으로 배출한다. 또한 여러 가지 독소, 약물, 약물대사체등을 무독화 시켜 배출하며 혈압에 대한 내분비적 조절을 한다. 또한, 골수의 적혈구생성을 촉진하는 등 적혈구 양을 조절하며 미네랄 대사에 대한 내분비적 조절 등을 한다. 이렇듯 신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이상신호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여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몸 밖으로 이상신호가 보였을 때는 이미 60~70%의 신장기능이 문제가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콩팥이 여러 원인으로 인하여 기능이 망가져서 생기는 질환을 신부전(Renal Failure)이라 한다. 신부전은 신장을 통과하는 혈액의 흐름과 양의 변화, 광범위한 콩팥 실질조직의 상해, 배뇨장애 혹은 기능적인 콩팥 세포의 감소로부터 일어나는 신장 기능의 이상으로 생체내부의 환경이 항상성이 유지되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신부전은 대개 급성신부전과 만성 신부전으로 분류가 된다.
오늘은 급성신부전(acute renal failure: 급성콩팥기능상실)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급성신부전은 몇 시간에서 며칠에 걸쳐 갑작스럽게 콩팥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일컫는다. 증상의 발현이 갑자기 일어나며, 신부전의 원인이 신장 이외에 있는 경우가 많다. 만성 신부전에 비해 초기진단과 대증치료를 통한 발병원인의 제거로 신장 기능의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급성신부전은 원인의 위치에 따라 신전성, 신성, 신후성 신부전의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또한 질병의 진행정도에 따라 발증기, 무뇨기, 이뇨기, 회복기의 4가지로 구별한다.
급성신부전의 주요 원인으로는 부적절한 신장 내 순환혈액량의 감소(신장 동맥의 혈전증, 심각한 고혈압, 열사병, 과다한 출혈, 방광파열, 화상, 다양한 원인의 쇽 등)와 급속히 진행되는 여러 형태의 신장병(사구체 신염, 렙토스피라병, 요로폐쇄등), 콩팥독성물질(글리콜류-부동액등에 함유되어 있다. 중금속 등), 비타민D 중독으로 초래되는 고칼슘혈증 등이 있다. 봄철에는 특히 화단이나 밭에 뿌려지는 식물영양제인 유박비료를 섭취해 발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박비료에는 신장에 치명적인 아주까리(피마자)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포도나 건포도의 대량 섭취, 백합과 식물의 일부분을 섭취했을 때 콩팥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그 외의 부적절한 약물(이뇨제, 항생물질 등)의 오남용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급성신부전의 주요 증상으로는 식욕부진, 구토, 설사, 갑작스러운 의기소침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또한 핍뇨증과 이보다 덜 발생하는 무뇨증이 있다. 더러는 비핍뇨성의 급성신부전이 발생하기도 한다. 갑작스럽게 요독증을 나타내는 개는 일반적으로 침울하고 혈류량이 저하돼 있고 그 결과로 체온이 낮아진다. 호흡은 종종 증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대사산증 때문이다.
급성신부전은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콩팥 기능에 문제를 일으킨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그 원인을 빠르게 제거해주는 처치가 시급하다. 만약 부동액이나 유박비료, 백화과의 식물 등을 먹었을 경우 빠르게 토해내게 하는 처치가 우선 되어야 한다. 오줌을 배출하지 못하는 요로폐색증의 경우 폐색원인의 제거를 통하여 배뇨를 도모하는 외과적 처치를 고려할 수도 있다. 또한 탈수 및 출혈성 쇽에는 신속한 수액요법 또는 수혈을 실시하여 혈액의 순환을 개선시켜야 한다. 급성신부전의 경우 상태가 불량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적극적인 치료로 신기능의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에는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되거나 최악의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강성진 가람동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