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과 제주공약] (5)상급종합병원 지정·감염병 전문병원 설치

[윤석열 당선인과 제주공약] (5)상급종합병원 지정·감염병 전문병원 설치
열악한 도내 의료 현실 개선될까
  • 입력 : 2022. 03.17(목) 0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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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병원 되려면 중증환자 30%·20개 진료과목 갖춰야
감염병 전문병원 원하는 지자체 늘고 설립계획도 유보
도 “새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되도록 인수위에 요청”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제주에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고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윤 당선인의 두 가지 의료 공약이 실현되면 제주도민들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대규모 감염병 사태에서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상급종합병원 없어 원정 진료=상급종합병원은 이식 수술 등 난이도가 높은 의료 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을 말한다. 보건복지부는 국내 종합병원을 상대로 3년마다 평가를 실시해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한다. 상급종합병원이 되기 위해선 중증환자 진료 비율이 30%를 넘어야 하고 내과, 외과 등 총 20개 진료 과목을 갖춰야 한다.

현재 제주엔 상급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해마다 수많은 도민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서울 등 타 지역 상급종합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지역별의료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관외 진료(거주지가 아닌 타 지역에서 진료)를 받은 제주도민은 11만3820명으로, 이들이 쓴 의료비용만 1875억원에 달했다. 이는 제주도민 총 진료비(1조1711억원)의 1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또 도민들이 다른 지역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항공요금 등을 부담해야 하고, 진료 시간을 맞추려 숙박을 하는 경우도 많아 실제 원정 진료에 소요되는 비용은 통계 상 수치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이런 제주의 의료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제주대학교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하겠다고 약속했다. 병원 측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기 위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660병상을 800병상으로 늘리는 증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주대학교병원은 중증환자 진료 비율 등 지정 요건을 충족한 상태로, 증축 목표 시점인 2024년은 3년마다 돌아오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시기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보건복지부가 제주를 서울 권역에 함께 묶어 서울 대형병원들과 경쟁을 붙이다 보니 제주가 상대적으로 평가에서 불리하다. 또 상급종합병원 1곳당 인구 100만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복지부의 논리를 깨뜨리는 것도 윤 당선인이 풀어할 숙제로 꼽힌다.

▶번번이 탈락한 감염병 전문병원 이번엔?=감염병 전문병원은 독립된 감염병 병동을 운영하며 환자 치료를 전담하고 권역 내 환자 배정과 전원 업무를 도맡는 의료기관을 말한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2016년 실시한 용역 결과 제주, 인천, 중부, 영남, 호남 등 전국 5개 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제주지역 감염병 전문병원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제주는 번번이 설립 지역에서 제외됐다. 지난해까지 호남, 중부, 영남 등 3개 권역의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계획을 확정한 질병관리청은 코로나 영향으로 해당 병원 설립을 원하는 지자체가 늘었다는 이유로 용역에도 없던 대구·경북 권역을 네번째 설립 지역으로 선정했다. 올해 5번째 설립 지역을 확정하기 위한 공모마저도 수도권역으로 국한됐다. 게다가 질병관리청은 돌연 감염병 전문병원 적정 병상 수를 재산정하겠다며 재산정이 끝날 때까지 제주 설립 계획을 유보한 상태다.

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제주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새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될 수 있게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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