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우의 월요논단] 자유 대한민국의 국민 통합은 강정마을부터…

[남동우의 월요논단] 자유 대한민국의 국민 통합은 강정마을부터…
  • 입력 : 2022. 03.21(월)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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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선이 끝난 지 10여일이 지났다. 진영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희망과 절망이 뒤섞인 수많은 장면이 연출됐다. 그 가운데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여럿 있었는데 윤석열 당선인이 제주를 방문해 강정마을에서 진행한 약 4분여의 입장문 발표 모습도 그 중에 하나였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2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격으로 선거 운동 차 제주를 처음으로 방문해서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했다. 이어서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이 위치한 서귀포시 강정마을 커뮤니티센터를 방문해 조상우 강정마을회장 등 주민과 간담회를 실시하고, 제주해군기지 크루즈터미널 인근 강정해오름노을길에서 기자회견 겸 입장문을 발표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당시 입장문을 통해 "이곳에서 저 넓은 바다를 보니 가슴이 벅차기도 하고,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갈등으로 지난 십수 년간 고통을 겪은 주민들을 떠올리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지역 주민들을 위로했다. 또한 "이곳을 정쟁이 아닌 통합과 평화의 상징으로 저와 우리 국민 모두가 바꿔야 되며, 아시아 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관광 허브로 만들어 강정마을과 제주도민께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전은 강력한 자주 국방력이 뒷받침돼야 함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우리 다 함께 힘을 모으자고 역설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깊은 갈등은 최근 들어 해군과 강정마을회의 노력으로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나 아직은 다소 부족하고 아쉬움이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문제는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과 주민들이 원하는 지역 개발 사업일 것이다. 이번 만남과 약속을 계기로 속도적인 측면이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한 단계 발전적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또한, 이러한 강정마을과의 관계 개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제주도와의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민군관계를 정립하는 것이다.

세월이 모든 걸 해결해준다고 말들 하지만 미묘한 갈등이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면 좀처럼 원상회복이 어려워진다.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내린 갈등을 치유하는 것은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그렇다. 기지 주변을 지나다 보면 아직도 반대 측에서 내건 깃발과 현수막 등을 볼 수 있다.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에 발걸음이 무겁다. 언제쯤이나 서로 응원하고 덕담을 주고받는 공간으로 바뀔까? 세계 최고의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완성은 이런 갈등이 다 치유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입장문 발표에서 힘주어 강조한 "자유 대한민국의 국민 통합은 이제부터 여기 강정마을부터가 시작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진심을 다해 응원한다. <남동우 제주대학교 교수·예비역 해군 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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