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오피스·상가 임대 매물 급증
누웨마루 등 노형·연동 상가 곳곳 임대 펫말 붙여져
지난해 오피스 공실률 10.9%… 분기별로 지속 상승
입력 : 2022. 03.24(목) 19:26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24일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인근을 돌아본 결과 '임대문의'가 붙어있는 상가 건물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태윤기자
제주시 노형동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손님 발길이 줄어 매출에 타격이 이어졌고, 이에 폐업을 결정하고 지난해 중순쯤 계약기간 만료를 앞둬 미리 상가를 내놨지만, 수개월째 거래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A씨는 건물주에게 권리금 등의 사정을 전하고 기존 년세를 월세로 바꾼 뒤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지만 카페 운영에 따른 유지비 등으로 인한 적자폭은 커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A씨는 "임대를 내놓은지 6개월이 지났지만 몇번 문의연락이 올뿐 거래는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권리금을 조금이라도 받기 위해 나가지도 못하고 있는데, 카페 수입으로는 임대료를 충당하기에도 버거워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제주시지역 오피스·상가 시장에 공실난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가 공실이 늘고 있지만 한번 오른 임대료는 쉽게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상가 임대 공실난이 도내 전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4일 코로나19 사태이전 중국인들이 즐겨 찾던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 인근을 돌아본 결과 '임대문의'가 붙어있는 상가 건물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또한 장사를 하고 있는 상점이었지만, 가게 문앞에는 '임대'라꼬 쓰여진 펫말이 붙여져 있는 등 연동 일대에서는 상가 임대 매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제주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10.9%로 전국평균(10.9%)과 같았다. 그러나 지난해 오피스 공실률을 분기별로 보면 전국 평균은 1~2분기 11.1%, 3~4분기 10.9% 등 내림세를 보인 반면, 제주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1분기 7.6%에서 2분기 8.4%, 3분기 9.9%, 4분기 10.9%로 지속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분기 8.1%, 2분기 8.4%, 3~4분기 8.5% 등 소폭 증가했지만,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4분기 2.1%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통계수치로 보면 도내 상가 공실률은 오피스를 제외하고 전국과 비교해 준수한 비율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도내 부동산 시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다르다고 부동산 업계에서는 입을 모으고 있다.
노형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고 있는 B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형동과 연동 일대 상가 임대 매물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면서 "임대료가 비싸 1년이상 나가지 않고 있는 매물도 있지만 임대료는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쉽게 내리지도 못해 임대 매물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자 c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단체회식, 모임 등이 줄어드는 등 밤문화가 사라지면서 술집, 식당을 폐업하는 등 상가 공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제주지역 외국인 관광시장과 밤문화 등의 회복기간이 장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상가 임대 공실난은 제주 전 지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