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자' 윤여정, 서툰 수어로 수상자 호명 '감동'

'아카데미 시상자' 윤여정, 서툰 수어로 수상자 호명 '감동'
남우조연상 수상자, 청각장애 가진 배우 트로이 코처
윤여정, 코처 수상 소감 중에 트로피 대신 받아주기도
  • 입력 : 2022. 03.28(월) 13:10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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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포즈 취하는 윤여정. 연합뉴스

"The Oscar goes to…"(오스카 수상자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선 윤여정은 이렇게 말한 뒤 잠시 숨을 내쉬고 양손을 움직여 수어를 하기 시작했다.

수상자는 청각장애를 가진 배우 트로이 코처다. 본인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을 수 없는 그를 배려해 능숙하지는 않지만 수어로 호명한 것이다.

코처를 무대로 부른 윤여정은 그가 수상소감을 말하는 내내 감격에 찬 표정으로 축하했다.

양손을 이용해 수어를 해야 하는 코처를 위해 소감을 발언하는 동안 트로피를 대신 받아 들어주기도 했다. 코처는 윤여정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객석에 앉은 참석자들 역시 박수 대신 양손을 들어 제자리에서 흔드는 수어로 수상을 축하했다.

코처는 영화 '코다'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아버지 프랭크 역할을 맡아 생애 처음으로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 일찌감치 수상 1순위로 꼽혀온 그는 '파워 오브 도그' 제시 플레먼스, '벨파스트' 시아란 힌즈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트로피를 가져갔다.

윤여정은 전년도 수상자를 시상자로 초대하는 아카데미 관례에 따라 올해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무대에 나서기 전 레드카펫을 통해 시상식장에 입장했다.

정갈한 올림머리와 검은색 드레스 차림을 한 그는 유엔난민기구(UNHCR)의 난민 캠페인을 지지하는 의미의 파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등장했다.

그는 시상에 앞서 "어머니께서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는데, 그 말을 들었어야 했다"며 "작년에 여우조연상을 받았을 때 사람들이 내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걸 보고 불평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내가 읽어야 할) 후보자들 이름을 보니 이름 발음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며 "발음 실수에 대해 미리 사과드린다"고 하자 객석에서는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편 일본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에 출연한 한국 배우 박유림, 진대연, 안휘태도 이날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들은 국제장편영화상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 객석에서 다른 배우들과 함께 축하를 나눴고, 무대에 오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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