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40일이 넘어가고 있다. 유럽의 정권교체기에 푸틴은 신냉전마저 불사할 듯 달려들었지만 예상과는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방과 대립구도만 심해지고 국제사회에서 자유주의 가치와 이에 대항하는 가치의 진영화만 초래하고 있다.
제주는 세계평화의 섬으로서 평화를 위한 노력들을 해외의 도시들과 교류하며 협력해 왔다. 그 결과 2021년 제주포럼에서 유럽의 평화도시들과 '글로벌 평화도시 연대' 협약을 맺어 평화공동사업 발굴에 합의했다. 이에 제주국제평화센터는 프랑스 베르됭의 세계평화센터와 공동으로 우크라이나 평화 기원 사진전을 이달 중순까지 개최한다. '어느 하루의 기록'이라는 제목의 전시는 우크라이나의 전쟁현장과 역사의 아픔으로 얼룩졌던 제주를 담담하게 렌즈에 담아냈다. 특정 국가의 침략을 규탄하거나 전쟁무용담을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니다. 지금 키이우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제주의 십수년 후 상처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평화도시연대가 표방하는 옳은 가치를 실천하고자 한다.
제주의 평화는 가치의 진영화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중립.포용적인 자세에서부터 시작된다. 더불어 자화자찬만하는 홍보의 차원을 넘어 가치 지향적 주제에 기반을 둔 가치외교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번 제주-베르됭 공동전시는 평화도시연대의 비전과 역할을 실천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제주국제평화센터는 다시 도약하고 있다. 평화 그 자체를 다루는 글로벌 가치외교의 장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이환준 제주도청 평화대외협력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