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도의 현장시선] 민선8기 지방선거 앞두고 구만섭 행정부지사에 바란다

[김정도의 현장시선] 민선8기 지방선거 앞두고 구만섭 행정부지사에 바란다
  • 입력 : 2022. 04.08(금)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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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이 도지사직을 버리고 제주를 떠난 후 현재까지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사람은 구만섭 행정부지사다. 8월 12일부터 업무를 시작했으니 도정을 운영한 지 꼬박 9개월이 흘렀다. 이제 권한대행으로서의 업무도 석달이 채 남지 않았다. 그렇다면 다음 도정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온 이 상황에서 구 부지사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은 무엇일까? 당연하게도 다음 도정에 제주도정을 온전하게 인수인계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 구 부지사는 다음 도정에 부담이 되는 일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최근에 구 부지사의 행보를 보자면 다음 도정에 상당한 부담을 떠안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구 부지사가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굵직하게 발표한 계획들이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계획은 제주도 강소권 발전전략이다. 그리고 현재 이 계획은 정부에 제출되었다. 중산간 순환도로와 신항만, 도시개발사업 등 대규모 토건개발이 불가피한 사업이 포함된 이 계획은 도민의 여론을 반영하지도 않았고, 도민사회에 의견을 구하지도 않았다. 사업이 정부에 제출되는 그 순간까지도 도민사회는 무엇이 진행되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적게는 수천억 많게는 수조 원이 투입되는 중요한 계획에 정작 도민들은 쏙 빠져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중점사업과 현안사업을 차질없이 진행시킬 수 있도록 철저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도지사가 부재한 상황에서 도민도 모르는 도정의 중점사업과 현안사업은 도대체 무엇인가? 다음 도정의 출범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이렇게 무리하게 도민사회와 합의도 안 된 사업들을 밀어붙이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다음 도정에서 구 부지사가 벌여놓은 이 사업들을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다음 도정은 생각지도 않은 많은 사업계획들을 정리하는데 시간과 행정적 노력을 투입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당장 제2공항 등 산적한 중요현안을 처리하고 도민의 민의를 수렴해서 도민의 복리증진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펼쳐나가야 할 다음 도정이 구 부지사의 무리한 행보로 발목을 잡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구 부지사의 부여된 역할은 다음 도정에 제주도정을 온전히 인수인계하는 것이다. 본인이 소신이나 신념에 입각한 행보를 한다거나 느닷없이 신규 사업이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마음속에서나 행할 일이지 현실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지금 구 부지사에게 도민사회가 바라는 역할은 공정한 선거관리와 차기 도정에 인수인계할 내용을 잘 챙기고 정리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런 본연의 역할과 임무에 충실하여 이를 잘 이행해 도민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존중받는 부지사이자 도지사 권한대행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김정도 제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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