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의 편집국 25시] 다시 숨 쉬는 ‘주홍이’들이 전하는 말

[김도영의 편집국 25시] 다시 숨 쉬는 ‘주홍이’들이 전하는 말
  • 입력 : 2022. 04.28(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최근 제주에서 동물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전국적인 관심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지난 19일 제주시 내도동 도근천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입과 코만 내민 채 땅 속에 묻혀있던 푸들이 발견돼 구조됐으며, 이보다 앞서 13일에는 제주시 한림읍에서 입과 다리가 끈과 테이프로 묶인 주홍이란 이름의 개가 구조됐다.

경찰은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학대 사건으로 보고 즉각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푸들을 생매장한 피의자 2명은 지난 21일 자수했으며, 주홍이 사건의 용의자는 아직 추적 중이다.

제주 동물 단체들은 경찰의 강력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2만여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기자회견에 나섰던 한 관계자는 눈물을 머금고 "말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너무나 잔인하게 학대했다. 용서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또 "동물을 향한 폭력성은 인간에게로 돌아와 누군가를 향한 폭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상이 변했다. 동물도 인간과 같이 생명을 지니며 고통을 피하고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 등이 있다는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가 세상에 활발하다. 아마도 동물을 학대하는 이들은 TV가 없거나, 인터넷을 하지 않거나, 책이나 신문을 읽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법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학대자를 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번져야 한다. 끈에 묶이고 땅에 묻히며 생명의 끈을 놓칠 뻔 한 두 마리의 강아지는 오늘도 숨을 쉬고 있다. <김도영 행정사회부 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52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