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자의 하루를 시작하며] e모빌리티의 다보스포럼을 꿈꾼다

[허경자의 하루를 시작하며] e모빌리티의 다보스포럼을 꿈꾼다
  • 입력 : 2022. 05.11(수) 00:00
  • 최다훈 기자 orc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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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막을 내렸다. '바람으로 가는 전기차'의 슬로건을 걸고 제주에서 개최된 지 어느새 9년이다. '섬에서 무슨 전기차냐' 걱정과 우려 속에 아홉 번의 행사를 치뤄냈다. 코로나로 일상이 폐쇄됐던 2년의 기간에도 비대면의 동시적용으로 중단하지 않았다. 거리두기의 해제 덕분일까 감사하게도 방문객은 예상을 초월해 성황을 이뤘다.

올해 돋보이는 것은 '한-EU 리더스 라운드테이블'이다. 유럽 20여 개 국의 대사들이 참석해 친환경차와 기후변화, 에너지전환 등 굵직한 이슈에 대해 숙성된 담론을 펼쳤다. 마침 제주가 탄소없는 섬을 선포한지 10년이 되는 시점이라 리더들과의 제주만남은 그 의미가 깊었다.

'한반도 피스로드'도 주목할 만했다. 임진각을 출발점으로 강원도의 백두대간 자락을 거쳐 최남쪽 제주섬에 안착하는 전기차의 대장정이다. 오랜 기간을 노력해온 전기차엑스포 평양 개최에 마중물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최고의 흥행작은 올해 첫 선을 보인 '대학생 EV자율주행 경진대회'이다. 개최 여부를 고민할 정도로 어렵게 준비한 대회지만 참여자의 높은 도전의지로 모형경기장 주변이 늦게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꿈과 미래를 담아 모형카를 만들고 원격으로 조정하는 그들의 눈빛은 온종일 빛이 났고 참가하는 이도 지켜보는 이도 소리없이 하나가 되는 진풍경을 연출해냈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의 탄생은 카본프리아일랜드 제주와 관계가 깊다. 그 역사는 십 년 전 찾아오는 이가 없어 섬주민마저 떠나는 가파도에서 시작됐다. 사람이 그립다는 주민의 토로에 가파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였고 이들은 사람과 환경의 공존을 모토로 섬의 고유성을 보전하는 사)제주국제녹색섬포럼으로 외형을 갖추며 가파도를 녹색섬으로 만들어 갔다. 그리곤 제주스마트그리드기업협회와 제주대 스마트그리드연구센터의 역량을 기반으로 제주에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탄생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이러한 요소들을 기반으로 제주는 바람과 햇빛을 활용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친환경차량을 운송수단으로 하는 카본프리아일랜드의 비전을 마련해 탄소중립 모델로서 위상을 갖게 된 것이다.

제주라서 무모하다던 세간의 우려를 접고 국제전기자동차차엑스포는 변변한 전시시설도 없는 변방의 이미지를 넘어 전기차 메카로서 제주를 국내외 알렸다. 이제는 세계 50여개국, 3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국제박람회로서 면모를 갖추며 기후위기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전환의 시대를 주도적으로 열어가는 e모빌리티의 다보스포럼을 꿈꾸고 있다. 오래전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이끌고 북한을 방문해 남북교역의 물꼬를 튼 것처럼 머지않아 제주서 시작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평양에서도 개최돼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남한과 북한을 하나로 이어주는 세계평화의 가교가 되길 기원한다. <허경자 (사)제주국제녹색섬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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