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숲에서 오랜 날 외로웠던 그대여! 나는 지금 숲에 있습니다. 당신의 상처난 마음을 골짜기 물로 닦아주고 나뭇잎의 숨결로 말려주는 숲에서 오늘도 그대를 기다립니다' 도종환 시인의 산문집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의 한 구절이다.
오늘날 사람들에게 공간은 어떤 의미일까? 많은 이들이 멋진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을 꿈꾸고, 얼른 돈을 벌어 나만의 집이라는 공간을 갖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산다. 이따금 사무실과 집에서 벗어나 맑은 공기와 초록의 아름다움이 넘쳐흐르는 숲을 나만의 공간으로 삼는 것도 근사한 일일 것이다.
내가 사는 제주의 작은 마을 신평리에는 특별한 숲이 있다.
국제학교가 밀집한 영어교육도시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곶자왈 도립공원'은 2015년 JDC가 도립공원을 조성해 기부채납한 후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안식과 평안을 주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제4회 곶자왈 걷고 그리고 느끼다' 행사는 오는 28일 곶자왈 도립공원에서 개최된다. 국제학교 학생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하는 북콘서트, 곶자왈 사진전, 미션게임 등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코로나로 인해 격리와 단절이 익숙해져 버린 시대다. 가족, 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면 곶자왈을 걸으며 지금껏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 우리는 아름다운 새소리와 나뭇잎의 숨결이 가득한 곶자왈 도립공원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 <송상권 서귀포시 대정읍 신평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