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에 불을 지른 40대에게 법원이 선처를 배풀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19일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1)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검찰이 요청한 치료감호를 기각하고, 보호관찰 기간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명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17일 오후 11시쯤 제주4·3평화공원에 침입해 위령제단이 있는 분향향로와 '꺼지지 않는 불꽃' 위령조형물 등에 쓰레기를 쌓아 불을 지른 혐의다. 당시 A씨는 위패봉안실 안에 있는 방명록 종이를 찢어 착화제로 사용했다.
앞서 같은해 11월 14일 A씨는 도내 모 호텔 라운지바에서 담배를 피우다 직원에게 제지를 당하자 10여분 동안 집기를 부수는 등의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지난달 14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는 2018년 조현병 진단을 받아 피해망상적 사고를 가진 상태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재범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치료감호시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징역 2년에 치료감호를 구형했다.
진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사건 당시 사물 변별 능력이 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피고인이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됐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