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가슴 뛰는 일들이 있다. 나에게 가슴 뛰는 일은 무엇일까? 지난 29일 새벽 3시 출동 중인 1505함에 비상 사이렌 소리와 함께 "A어선 뇌경색 의심 응급환자 발생, 전 승조원 환자이송 준비"라는 방송이 나왔다. 나는 어선에서 우리 함정으로 환자를 편승시키는 업무를 수행하는 단정 요원으로 환자이송 임무에 투입됐다.
사고 발생 당일 풍랑예비특보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환자이송 임무가 쉽지는 않았지만 환자를 우리 함정에 편승시키고 해양원격의료시스템을 통해 한라병원 담당 의사 원격진단을 받아 생리식염수를 투여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응급환자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기에 환자가 최대한 안정을 취할 수 있게 최선을 다했다.
11시간의 긴 이동 끝에 환자를 119구급대에 인계했고 곧바로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다행히도 환자는 119구급대에 인계될 당시 의식을 되찾은 상태였다.
어렸을 적부터 꿈꿔왔던 해양경찰에 입직하고 반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아직 시보임용의 새내기 경찰관이라 모르는 것도 많지만 가슴 뛰는 일도 너무나 많다. 다른 이들의 가슴을 뛰게 하려고 선택한 직업이 오히려 내 가슴을 뛰게 만들고 있다.
올해 제주해경은 현재 경비함정 등을 이용해 19건의 환자후송을 했다. 우리 해양경찰은 언제나 국민 곁에 있다. 해양에서 위급상황 발생 시 언제든지 우리 해양경찰을 찾아주길 바란다. <박기정 제주해양경찰서 1505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