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이번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결론낼까

오영훈 이번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결론낼까
민선5~7기 논의만 무성..뚜렷한 성과 없이 마무리
오 당선인 "임기 2년내 자치모형 결론" 공약 제시
인수위 논의 로드맵 등 향후 추진계획 내놓을 듯
  • 입력 : 2022. 06.03(금) 12:14
  • 위영석 기자 ysw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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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당시 오영훈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제주형 기초지방자치단체' 입법토론회. 오영훈 당선인 SNS 캡처

민선 5기부터 12년동안 논란만 키우다 아무런 소득도 없는 행정체제 개편과 기초자치단체 부활이 민선8기 오영훈 제주도정에서 성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6·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당선인은 선거공약으로 '분권과 자치의 선도,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5대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

오 당선인은 그동안 논의됐던 시·군체제의 부활이 아니라 제주미래를 내다보는 행정체제 개편과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확보하는 내용의 '제주형 기초지자체'를 취임 후 2년 내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12년동안 논의만 무성.. 진척 없는 행정체제 개편

지난 2006년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분출하는 주민들의 욕구를 수용하고 제왕적 도지사체제에서 벗어나 권력을 나눠야 한다는 차원에서 행정시장 직선제와 행정시 구역 등 행정체제 개편, 그리고 기초지자체 부활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돼 왔다.

민선5기와 6기 두 번의 행정체제개편위원회에서의 결론은 기초지자체 부활에 모아졌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단계적 방안으로 행정시장 직선제와 현행 2개 행정시 분할 등이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조기 사임한 원희룡 전지사는 "의회 없는 기초지자체 부활(행정시장 직선제)에 반대하며 행정구역 개편도 사무 인사 조례 등이 갖춰진 구역으로 나눠서 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행정시장 직선제 등 행정체제 개편은 의회 설치 여부에 발목이 잡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제주자치도의회의 강력한 주장으로 행정시장 직선제가 제주특별법 7단계 제도개선 과제에 포함되기는 했지만 이 역시도 "특별자치도 취지 역행"이라고 주장하는 중앙정부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는 상황이다.

#오영훈 "2년 내 결론".. 어떤 모형 나오나?

'제주형 기초지자체 도입'을 내건 오영훈 후보의 당선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논의는 취임하자마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 당선인이 실무형으로 꾸리겠다는 인수위원회에서부터 추진계획을 놓고 내부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 당선인이 임기 2년 내 자치모형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임기 초기에 제주자치도의회 협의를 거쳐 논의구조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선 7기동안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 등에 강력한 목소리를 내온 제주자치도의회도 오 당선인의 논의에 적극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논의를 주도해온 정민구·이상봉·현길호 의원 등이 이번 선거에서 재입성하면서 여전히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라는게 어떤 모형이냐 여부다. 오 당선인은 토론이나 방송에서 "기존 시군체제와는 다른 모형"이라고 밝혀온 만큼 어떤 대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그동안 행제체제 개편 논의과정에서 논의되거나 조사됐던 대동제 방안이나 미국의 뉴욕주 등의 카운티 사례 등이 기초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주형 기초지자체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위한 의회 도입형태인 '주민자치회'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토론과 의견수렴이 예상된다.

이밖에 오 당선인이 국회의원 시절과 선거운동기간에 밝혔던 지방정부의 형태 다양화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질 지 주목된다.

양덕순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2월 오영훈 당시 국회의원 주관으로 열린 '제주형 기초지자체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기초지자체를 부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지만 기관통합형으로 기초의회만 구성하는 방안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 당선인측 관계자는 "큰 틀에서 취임 후 활발한 논의구조를 통해 2년 내 자치모형을 마련하고 2026년 지방선거에서 주민투표로 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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