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주택과 토지를 사들이는 외지인 수요가 올해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도 부동산 규제를 피한 전국의 매수 수요가 비규제지역인 제주로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선 지역들이 상당하지만 제주에선 여전히 상승을 이어가는 것도 실수요층 외에 가수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거래현황 분석 결과 올해 1~4월 도내 주택매매거래량 3263호 중 외지인의 매입 비중은 28.2%(921호)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제주시에서 매매거래된 주택 2185호 중 20.1%(440호)를 외지인이 사들였고, 서귀포시 지역에선 1078호의 매매거래 중 44.6%(481호)를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3년간 도내 주택매매거래량인 ▷2019년 7993호 ▷2020년 1만409호 ▷2021년 1만2060호 가운데 외지인의 매입 비중은 각각 22.8%(1824호), 25.9%(2693호), 29.0%(3497호)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2021년 외지인의 도내 주택 매입 비중은 역대 최고다.
외지인의 도내 토지 매입 비중은 주택보다 훨씬 더 높다.
올 1~4월 도내 토지매매거래량 8607필지 중 외지인이 사들인 토지는 33.6%(2890필지)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매매거래량이 각각 5584필지, 3023필지다. 이 가운데 외지인 매입 비중은 제주시 지역 28.5%(1590필지), 서귀포시 지역은 43.0%(1300필지)로 제주시보다 비중이 14.5%포인트 더 높았다.
앞서 2020년과 2021년 도내 토지매매거래량 2만4726필지, 3만577필지 중 외지인 매입 비중은 각각 35.0%(8652필지), 34.4%(1만531필지)였다.
외지인들이 서귀포시 소재 주택과 토지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사들이는 것은 순유입 인구와도 연관이 있다. 올들어 4월까지 제주에는 1069명의 인구가 순이동(전입-전출)했다. 제주시 지역으로 123명이 순유입됐는데, 전년동기 대비 75.4% 감소했다. 반면 서귀포시 지역에는 전년동기 대비 29.6% 증가한 946명이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로 순유입된 인구의 88.5%가 서귀포시로 쏠렸음을 알 수 있다.
도내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지역 주택과 토지를 외지인들이 많이 사들이는 것은 제주가 비규제지역인 점과 최고의 관광지인만큼 여전히 투자할 매력이 있다고 보는 것 아니겠느냐"며 "특히 서귀포시 지역의 부동산 매입이 더 많은 것은 영어교육도시 관련 수요도 한몫 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