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공간 물찻·사려니오름·성판악코스 열려
작은음악회·숲명상·만들기 체험프로그램 풍성
한남시험림~사려니숲 붉은오름 셔틀버스 운행
6월, 숲에서의 아침은 싱그럽다. 간밤에 대지 위로 내린 촉촉한 이슬과 숲에 가득한 피톤치드의 적절한 조합이 아침공기를 상쾌하게 한다. 붉은 화산송이가 깔린 호젓한 숲길을 걷노라면, 지난 2년간 코로나19의 길고 힘들었던 여정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듯하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산림문화체험 사려니숲길위원회가 주관하는 제14회 사려니숲 에코힐링 체험행사'가 9일 개막해 12일까지 나흘간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인 사려니숲길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이번 '2022 제주산림문화체험'에서 탐방객들의 최대 관심사인 비밀의 공간이 행사기간에 한시적으로 열리며 인기몰이 중이다. 물찻오름과 신선이 살았다는 사려니오름, 그리고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옛사람들의 예던 길인 성판악코스가 탐방객들에게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자연 훼손 심화로 휴식년제를 적용 중인 물찻오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탐방할 수 있다. 다만 사전예약자에 한해 탐방을 허용하며 그 대상도 회차당 2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사려니오름 중턱에서 숲 사이로 한라산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며 탐방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성판악 코스는 600여년전 제주의 옛사람들이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오가던 길의 일부라는 점도 이채롭다.
탐방 코스는 ▷제1코스 비자림로(1112도로)~사려니오름(편도 17㎞, 소요시간 5~6시간) ▷제2코스 비자림로~물찻오름 입구(왕복 10㎞, 2~3시간) ▷제3코스 비자림로~남조로(편도 11㎞, 2~3시간) ▷제4코스 비자림로~성판악(편도 9㎞, 2~3시간) ▷제5코스 남조로(1118도로) 붉은오름~ 사려니오름(편도 15㎞, 5~6시간) ▷제6코스 붉은오름~물찻오름 입구(편도 6㎞, 1시간30분) ▷제7코스 붉은오름~비자림로(편도 11㎞, 2~3시간) ▷제8코스 붉은오름~성판악(편도 10㎞, 2~3시간)로 구성됐다.
주말과 휴일인 11~12일에는 가스 우종훈, 한라산자락의사람들 음악역, 범스 등이 참여하는 숲속의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두번씩 공연무대를 이어간다.
숲에서 이뤄지는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숲속 명상체험을 비롯해 생태사진전과 사진공모전, 맨발로 숲길을 걷으며 또 다른 명상을 하는 체험과 나무의 이름표를 만들고 나무를 안아보는 시간도 있다.
여기에 상설프로그램으로 많다. 사랑 리본 매달기, 나무피리 만들기, 천연 벌레 퇴치기 만들기, 돌하르방 커피 점토 탈취제 만들기, 사려니숲 추억의 우편함 운영, 사려니 숲 ASMR 등이 더해지고 있다.
행사기간에는 한남시험림 출구(남원읍 쓰레기 매립장)~사려니숲 붉은오름 입구(남조로) 구간에서 셔틀버스가 운행중이다. 배차시간은 ▷평일 오후 1~5시(30분 간격) ▷주말·휴일 오후 12시20분~5시(20분 간격) 등이다.
초록이 짙어가는 이즈음, 사려니숲으로 오라. 그곳엔 잔잔한 일상의 평온과 휴식과 힐링이 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온몸으로 실감하는 다양한 체험의 시·공간인 사려니숲길, 탐방객들은 오랜 시간 힘들었던 여정을 부려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파랗게 숨어 피어나는 산수국을 보며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