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 기름값도 날마다 최고가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무섭게 치솟는 기름값에 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도민들은 "운전대 잡기가 겁나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 추가 인하에 나섰지만 지금보다 57원 정도 낮추는 수준이어서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셋째주(6월12일~1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43.4원 오른 리터(ℓ)당 2080.9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유류세 인하율이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되면서 5월 첫째주 휘발유 가격이 전주보다 44.2원 내렸지만 그 이후부터 6주 연속 가격이 올랐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도 전주보다 51.9원 오른 2082.7원을 기록했다.

제주지역 상황도 마찬가지다. 6월 셋째주 제주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36.26원 오른 리터당 2166.16원으로 전국 평균 판매가격보다 85.26원 높은 수준이다.경유 평균 판매가격도 전주보다 62.18원 오른 리터당 2199.32원으로 전국 평균 판매가격보다 116.62원 높은 수준이다. 리터당 주간 휘발유 가격 상승 폭은 5월 둘째주부터 23.79원→29.48원→37.92원→56.27원→36.26원, 주간 경유 가격 상승 폭은 6월 첫째주부터 90.48원→62.18원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

더욱이 제주는 지난 4일 휘발유·경유 가격 모두 2100원대를 넘어서면서 서울을 앞질러 전국 최고가를 기록한 이래 신기록을 매일 써내려가고 있다.

제주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4일 리터당 2117.58원을 기록한 이래 소폭 오름세를 이어가다 14일 2181.53원으로 44.84원 크게 뛰어오른 후 18일 현재 2194.10원까지 올랐다. 경유 가격은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 제주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4일 리터당 2101.97원을 기록한 후 14일에는 2200대를 넘어섰고 18일 현재 2218.15원으로 집계됐다. 19일 기준 리터당 휘발유 2340원, 경유 2330원 등 리터당 2300원이 넘는 주유소도 생겨나고 있었다.

직장인 고모(37)씨는 "출근 때문에 매일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왔다갔다 하는데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부담이 크다. 요즘엔 날이 더워져서 에어컨도 틀고 다녀서 그런지 더 빨리 기름이 사라지는 것 같다"며 "한달 기름값이 예전보다 10만원 정도 는 것 같다. 주변에서도 기름 넣기가 무섭고 운전대 잡기가 겁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정부가 고유가 대응을 위해 연말까지 유류세 인하 폭을 37%로 확대하기로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고유가에 따른 서민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조치를 긴급히 시행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 장관은 "유류세 인하 폭을 7월부터 연말까지 법상 허용된 최대한도인 37%까지 확대해 석유류 판매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며 "고유가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촉진 및 서민부담 경감을 위해 하반기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행 40%에서 80%로 두 배 높이겠다"고 말했다.

현재 30%인 유류세의 인하율을 37%까지 내리면 현재 리터당 573원인 유류세는 다음달부터 57원 추가로 인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