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돌하르방 기원, 인류 인물 조각사로 추정 가능"

"제주 돌하르방 기원, 인류 인물 조각사로 추정 가능"
제주언론인클럽 24일 회원 대상 아카데미
김문환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초청 특강
강영필 회장 "회원간 지적 교류 이을 것"
  • 입력 : 2022. 06.24(금) 18:51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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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열린 제주언론인클럽 아카데미에서 김문환 고려대 연구교수가 특강을 하고 있다.

[한라일보] "인류 역사에서 사람 형상을 띠는 인물 조각상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훑어보면 제주 돌하르방의 기원과 용도를 추정할 수 있을 겁니다."

24일 열린 제주언론인클럽 아카데미에서 특강에 나선 김문환 고려대 연구교수가 이렇게 말했다. 제주언론인클럽은 이날 한라일보 3층 회의실에서 회원 대상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김 연구교수는 이날 '돌하르방과 석상의 기원을 찾아'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람 조각의 기원인 비너스(지모신)부터 파라오 조각, 무덤 전신상, 그리스 로마 인물상 등으로 이어지는 인물 조각사를 설명하며 돌하르방의 유래를 살폈다.

김 연구교수는 돌하르방의 유래에 대한 4가지 설(북방초원(몽골) 전래설, 남방해양 전래설, 중국-한반도 전래설, 제주 자생설)을 언급하며 이 중 "중국-한반도-제주 전래설이 가장 설득력 있어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사진 왼쪽부터 제주 돌하르방(국립제주박물관), 15세기 명나라 무관석(낙양 박물관), 15세기 조선 세종 무관석(여주 영릉). 세 개의 조각상의 머리와 눈, 손 동작이 유사하다. 사진=김문환 고려대 연구교수

그는 "제주 돌하르방과 15세기 명나라 무관석, 조선 세종 무관석을 비교해 보면 모자와 눈, 손 동작이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7세기 당나라 이후 중국 문화가 신라에 전파돼 한반도 본토로 들어오고 조선시대에 제주가 조선의 영토가 되면서 이러한 문화가 유래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고분 수호상인 무관석보다 돌하르방 형태가 소박한 것에 대해선 "그리스의 세련된 조각도 스키타이로 넘어가면서 소박한 돌 석상으로 바뀐다"며 '문화접변'(문화변용, Acculturation)이라는 개념을 꺼냈다.

김 연구교수는 "한 지역에서 이웃 지역으로 문화가 전파될 때 그 지역 특성에 맞게 바뀌게 된다"며 "'고분 수호석상'이던 무관석의 용도도 제주로 들어오면서 '마을 수호상'으로 변경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영필 제주언론인클럽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이번 아카데미가 제주의 매력적인 가치를 문화자원으로 재조명하는 자리로 이어졌으면 한다"며 "연말에 개최하는 세미나가 현안 중심의 의제를 다룬다면 아카데미는 회원 간의 지적 교류 활동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4일 제주언론인클럽 아카데미 참석 회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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