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을-참여와 자치의 기록] (9)변화를 만드는 마을 -선흘1리

[제주 마을-참여와 자치의 기록] (9)변화를 만드는 마을 -선흘1리
함께 지켜온 동백동산, 온 마을 살리네
  • 입력 : 2022. 07.13(수) 20:35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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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가 증가하며 올해 3월 분교에서 본교로 승격된 선흘초등학교. 김도영기자

[한라일보] 세계자연유산마을, 환경친화 생태마을, 람사르습지도시 등 다양한 타이틀을 가진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 700여 년의 역사를 품고 풀 한 포기도 소중히 여기며 아름다운 곶자왈을 지켜온 선흘1리는 자연이 준 선물을 바탕으로 마을의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선흘1리에는 올해 큰 경사가 있었다. 마을에 위치한 초등학교인 함덕초등학교 선흘분교가 학생 수가 증가하며 3월 1일 선흘초등학교로 공식 승격됐다. 선흘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7명이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3~4년 전부터 차츰차츰 학생 수가 증가해 현재는 92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 ‘생태 교육’ 특화된 선흘초 학생 수 늘며 본교로 승격

선흘1리 부상철 이장은 "생태 교육을 하면서 우리 마을과 선흘초에 대한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마을에 빈 집이 없어 이사를 오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선흘1리 마을은 선흘초등학교와 다양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마을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달에 2번 '자연 생태 학습'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뽕끄랭이 요리학교'를 운영해 마을공동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선흘1리의 자랑은 무엇보다 동백동산을 빼놓을 수 없다. 울창한 선흘곶자왈을 품은 동백동산은 고사리삼 등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식생과 원시의 풍경을 눈에 담고자 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나서 동백동산 지킴이와 해설사로 활동하며 동백동산을 관리하고 있다.

선흘1리에서 나고 자란 부 이장은 "어릴 때는 곶자왈에 있는 풀 한 포기도 꺾지 않았다. 어른들이 풀을 꺾으면 '순경이 잡아간다'고 하셨던 말이 기억난다"며 "당시에는 지금처럼 울창하지 않고 큰 나무들만 있었는데 그때부터 꾸준히 보전한 결과 지금의 곶자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 이장은 이어 "동백동산은 우리 마을의 자랑 중에 하나로 주민 대부분이 동백동산 곶자왈을 잘 지켜 후세에 남겨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마을 안서 머물며 체험하는 생태관광 프로그램도 추진

선흘1리 마을회관 2층 동백동산 새마을 작은 도서관에서는 마을문고 운영과 함께 주민들이 모여 기타 모임을 진행한다. 또 경로당에서는 그림 그리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어르신들이 여가활동을 즐기고 있다. 연말쯤에는 어르신들의 그림을 모아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마을 부녀회가 주축이 돼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인 도토리 칼국수 만들기도 관광객과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추후 마을 만들기 사업과 연계해 도토리 가공공장, 동백기름 제조 등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활용해 상품화할 예정이다.

선흘동백동산습지센터

선흘1리는 또 마을에 위치한 숙박시설인 에코촌에 대한 위탁 운영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선정될 경우 마을 내에서 먹고, 체험하고, 숙박할 수 있는 생태관광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 이장은 "올해 선흘초등학교가 승격된 걸 축하하는 마을 잔치라도 했어야 했는데 코로나19로 마을 행사가 다소 위축됐던 아쉬움도 있다"며 "오는 29일부터 3일간 동백동산과 마을 일원에서 열리는 '동백동산 선흘곶축제'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선흘1리의 가치와 환경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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