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의 백록담] 여름 견디는 서민들 더 덥게 만드는 정치

[김성훈의 백록담] 여름 견디는 서민들 더 덥게 만드는 정치
  • 입력 : 2022. 07.18(월)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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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참~ 덥다. 여름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세상소식들이 화를 돋궈 열 오르게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심화된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국제문제는 차치하고 또 3년째 지구촌에 고통을 안기는 코로나19의 재유행 소식은 접어두고, 정쟁으로 점철된 5월 이후 전해지는 국내 정치관련 소식이 스트레스와 짜증을 유발하고 있다. 물가오름이 도미노처럼 번지면서 서민들은 하루하루를 사투로 버티고 있는데 서울 여의도와 용산 큰 집 등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딴 세상 이야기로 꽉차 있다. '공정과 상식'을 놓고 여야가 으르렁거리고 현정권과 전정권이 힘겨루기 한다. 보수와 진보의 맞짱 시위는 볼쌍 사납고 정치인들의 '내로남불' 발언들은 실소를 머금케 한다.

정치권이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싸움을 할때 서민들의 삶은 경기악화로 말이 아니다. 특히 제주에서 토박이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70만 제주사람 외에는 체감하기 어려울게다.

제주의 물가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다. ℓ당 2000원이 넘는 휘발유 가격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것이 다른 곳보다 비싸다. 그래서 제주에 여행 온 관광객들 모두 비싼 물가에 깜짝 놀란다. 길어야 3일 남짓 제주에 체류하는 이들도 고물가에 지갑 열기를 주저하는데 평생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 갈 제주사람들은 오죽할까.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전국 맞벌이 실태 조사결과는 제주사람들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결혼한 부부 10쌍 중 6쌍은 맞벌이 한단다. 제주의 맞벌이는 매년 조사때마다 전국 평균을 15%p 이상 웃돌며 1위를 보인다. 좋게 해석하면 "제주사람들, 생활력이 강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제주 이땅에서 살아가기 힘들다는것 아닌가.

1인당 소득, 벌어들이는 것은 전국 꼴찌인데 물가는 전국 최고이니 어찌 힘들지 아니할까. 게다가 농어민들의 부채는 또 전국 최고 수준이다. 또 집값은 어떠한가. 제주지역 아파트 가격이 서울 웬만한 곳 못지 않음은 이제 다 아는 사실이다. 제주에 사는 사람 두 명 중 한 명은 자기집이 아니다. 남의 집을 빌려산다. 버는 것은 적고 물가는 비싸고, 가정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은 희미하고…. 제주인의 삶이 어찌 녹록할 수 있을까.

결국 또 정치 얘기를 하지 않을수 없게 됐다. 정치관련 뉴스 댓글을 보면 민심이 보인다. 인터넷 속 댓글 상당이 경제분야다. "서민은 하루하루 먹고 살기 어려운데 한가롭게 정쟁이냐"는 글이다. "경제는 내팽개치고 당리당략에 몰두하는 정치, 언제까지 계속돼야 하는가"라며 한탄하는 글이 도배되고 있음이다. 사람들은 때론 정제되지 않은 찰진 욕설을 뱉으며 썩은 정치권을 향해 속시원하게 속풀이한다. 여론은 이럴진데 현실정치는 성향이 다른 이를 적으로 모는 어리석음과 보복이 반복되는 구태가 여전하다. 여야 정치인 모두 '5년의 경고'를 새겨듣길 바랄 뿐이다. <김성훈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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