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간담회… 제주도·주민들 '동상이몽'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간담회… 제주도·주민들 '동상이몽'
  • 입력 : 2022. 07.24(일) 14:54
  • 김도영기자 doyou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지난 21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를 찾아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 관련 간담회에 앞서 주민과 악수를 하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한라일보]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과 관련해 지난 21일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를 찾아 주민 간담회를 진행했지만 제주도와 월정리 주민들은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영훈 도지사 21일 월정리 찾아 "주민 목소리 경청했다"

월정리 마을회와 월정리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2일 '오영훈 지사 면담에 대한 월정리 마을회 입장문'을 통해 "면담 이후 제주도청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고 월정리민들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면담 자리에서 나온 주민들의 항의나 동부하수처리장 위법성 등 주민의 입장은 전혀 담기지 않고 제주도정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보도자료가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제주도가 21일 발표한 '오영훈 지사, 월정리 마을 현장소통… 주민 목소리 경청'이란 제목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오 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문제로 주민 고통이 커지고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도정 책임자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주민 여러분이 괜찮다고 하실 때까지 이야기를 듣고 어려움이 해소될 때까지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또 ▷원인자 부담 원칙 바탕 환경정책 추진 ▷지역주민 피해 충분한 보상과 지원 ▷삼양·화북지역 하수와 제주자연순환센터 침출수 이송 금지 ▷월정리 어장에 미치는 영향과 어업인 피해 정도 조사에 따른 보상 등을 언급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지난 21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를 찾아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 관련 주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 주민들 "일방적인 도정 입장… 증설 강행 말하러 와 유감"

이에 대해 월정리 마을회는 "오 지사는 면담 초반부터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며 "증설공사 강행을 마음먹고 온 제주도정이 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월정리를 방문했다는 것은 진정한 소통이라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영훈 도정은 '보상'이라는 말로 월정리민을 와해시키려 하고 있다"며 "월정리민은 보상을 원하지 않으며 주민들은 1987년부터 분뇨처리시설 반대 투쟁을 했고, 35년 후인 지금도 하고 있으며 우리 자손들도 이어서 투쟁하지 않도록 증설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정리 마을회는 "동부하수처리장 문제를 단순 님비현상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제주의 세계자연유산 보전과 국제협약 이행을 위한 월정리민의 움직임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제주도는 세계유산법을 준수하고, 월정리에서 오래도록 살아가고 싶다는 리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경청해 달라"고 촉구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23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