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진 11일 제주시 삼도1동 복지회관 무더위 쉼터를 찾은 어르신들이 휴식하고 있다. 김도영기자
[한라일보] 지난 10일 제주 일최고기온이 37.5℃를 기록하는 등 기상관측 99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내 온열질환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발생 현황을 보면 7월 1일부터 8월 9일까지 제주지역에서는 총 5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7월 한 달간 28명이 온열질환을 호소한 데 비해 8월은 최근 이어진 폭염과 맞물려 9일 동안 25명의 온열질환자가 신고돼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온열질환은 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 질환으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온열질환은 고령자와 어린이, 야외근로자, 만성질환자 등이 고위험군으로 꼽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무더위 쉼터에 고령층 '북적'… 폭염에 건설 현장 '비상'
제주 전역에 폭염경보가 이어진 11일 낮 제주시 삼도1동 복지회관에 마련된 무더위 쉼터에는 폭염을 피해 모인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에만 40여 명의 어르신들이 더위를 식히고자 무더위 쉼터를 찾았으며, 에어컨과 선풍기가 가동 중인 시원한 쉼터 내부에서 휴식하거나 건강 체조 등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쉼터에서 만난 80대 어르신은 "그동안 이만큼 더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살다 살다 이런 더위는 처음이다"라며 "오전 10시쯤 쉼터에 나와 오후 6시나 7시까지 시간을 보내고 있고 하루 평균 15명 정도의 이웃들이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삼도1동 경로당 무더위 쉼터.
건설 현장 등 야외 근로자들도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비상이다.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 신축 현장 관계자는 "야외 작업을 위해 임시 그늘막을 설치해 작업하고 있다"며 "낮 동안은 더위를 피해 선풍기 등을 가동하고 내부 작업 위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하며,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긴 뒤 옷을 느슨하게 하고 환자의 몸에 시원한 물을 적셔 식혀야 한다. 만약 의식이 없는 환자의 경우에는 물이나 음료를 마시도록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헐렁하고 밝은 색상의 가벼운 옷을 입고, 외출 시 양산이나 모자를 이용해 햇볕을 차단해야 한다. 또 물을 자주 마시고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삼가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