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태풍 "힌남노"에 제주지역 농가들 노심초사

강력한 태풍 "힌남노"에 제주지역 농가들 노심초사
8월 채소류 파종후 뿌리 활착 안돼 강풍에 속수무책
피해시 월동무 대파할 가능성 커 과잉생산 우려도
  • 입력 : 2022. 09.05(월) 16:48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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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제주도와 농협제주지역본부, 도농업기술원 관계자들이 월동무 주산지인 성산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성산지역에선 월동무 파종 농가의 40% 정도가 강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풍망 씌우기 작업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농협 제공

[한라일보]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5일 자정쯤 제주를 관통해 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풍과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파종한 당근에서부터 월동무, 양배추, 브로콜리, 마늘은 뿌리가 채 활착되기 전이라 강풍에 노출될 경우 뿌리 흔들림과 유실, 도복(쓰러짐) 등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또 파종 작물의 피해를 클 경우 재파종에 나서는 농가에서 기존에 파종했던 작물의 모종이나 종구 확보가 쉽지 않아 월동무를 재파종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럴 경우 월동무 공급과잉까지 낳을 수 있다.

5일 제주도와 농협제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월동작물 가운데 당근은 100% 파종을 마친 상태로 한창 생육중이다. 월동무는 30%, 양배추는 40% 안팎의 파종된 상태다. 이들 작물의 파종은 지난달 28일 태풍 힌남노 발생 후 일시 중단 상태다.

태풍 예보 전 파종을 마친 농가에선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월동무 농가들은 지난 8월 15일 이후 파종해 어린 새싹의 강풍 피해 최소화를 위해 방풍망 씌우기에 나선 곳들이 적잖다. 월동무 주산지 농협인 성산일출봉농협 강석보 조합장은 "지난 2일 조사해보니 성산읍 지역에서 파종한 월동무 농가의 약 40%정도가 망씌우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망씌우기 작업에 3.3㎡당 1500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데도 농가에서 작업한 것은 월동무가 강풍에 노출되면 뿌리가 흔들리거나 뽑히는 등 치명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월동무 파종 농가에서 태풍 피해가 발생할 경우 재파종에 나서게 되고, 다른 작물들도 피해시 대파작물로 월동무를 선호하는 농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근은 시기적으로도 재파종 적기가 이미 지났다. 농협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감자나 마늘, 양배추 등의 작물 대부분이 현재 생육 초기 상태인데, 태풍으로 침수나 유실 피해를 입을 경우 재파종을 하려고 해도 종구나 모종 확보가 어려워 월동무로 작물을 전환할 가능성이 커 월동무의 과잉생산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주도가 지난 5~6월 도내 월동채소류 재배 농업인을 대상으로 2022~2023년산 재배의향을 조사한 결과 월동무 재배면적은 5424㏊로 평년보다 7.4% 증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태풍 피해 농가에서 대파 작물로 월동무를 선택할 경우 과잉생산을 피할 수 없다. 월동무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 폭락이 반복되면서 (사)월동무생산자연합회가 2021년 진행한 '월동무 적정 재배면적 추정 및 관리방안' 용역 결과 도내 월동무 적정 재배면적은 4000㏊로 1000㏊ 이상 감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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