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Pet] 사람과 동물은 어떻게 동행할 수 있을까

[Hi Pet] 사람과 동물은 어떻게 동행할 수 있을까
'강아지의 기도' 서평
  • 입력 : 2022. 09.16(금)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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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30여년 전 필자의 대학시절, 제주도에는 이렇다 할 반려동물 문화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때였다(1992년 초에 제주도에 최초의 반려동물 전문 동물병원이 개원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반려동물 축제가 처음 열렸다). 그러나 그 때 제주대학교 수의학과 학생들이 예비 임상수의사를 위한 학술지를 펴낸 적이 있었다. 그 학술지 첫 장에는 '강아지의 기도'라는 짧은 편지형식의 글이 있었다. 이 글로 인해 필자는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그 글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 글을 통해 사람과 동물이 어떻게 같이 동행 할 수 있는지 그리고 행복할 수 있는지 느껴보기를 소망한다.

'강아지의 기도'-베스 N. 해리스

사랑하는 주인님, 저를 다정하게 대해 주세요.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저보다 더 당신의 친절에 감사하지는 못 할 겁니다.

당신이 저를 때리려 하실 때, 제가 당신의 손을 핥는다고 회초리를 들지는 말아 주세요. 제 가슴이 산산이 부서지고 마니까요. 인내와 이해심으로 절 가르치신다면, 저는 더욱 빨리 당신의 뜻을 헤아릴 수 있을 겁니다.

제게 자주 말을 걸어 주세요. 당신의 목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감미로운 음악입니다. 당신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제 꼬리는 반가움으로 요동칩니다.

춥거나 비가 올 때면 집안에 들어가도록 허락해 주세요. 전 이미 야생동물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난롯가 당신의 발치께에 앉게 해주세요. 그건 특권이 아니라 제겐 더 없는 영광이니까요. 비록 당신이 변변한 집 한 채 갖고 있지 못해도 저는 얼음과 눈을 뚫고서라도 당신을 따르겠어요. 전 따뜻한 실내의 보드라운 베개를 원치 않아요. 당신만이 저의 신이고, 저는 당신의 열렬한 숭배자이기 때문이죠.

제 밥그릇에 신선한 물을 채워 주세요. 그릇에 물이 없어도 원망은 않지만 저는 갈증을 당신께 표현할 수 없거든요.

제게 깨끗한 먹이를 주세요. 그래야만 제가 튼튼히 뛰놀며 당신의 지시를 따를 수 있잖아요? 또 제 몸이 건강해야 당신의 옆을 따라 걸으며 당신이 위험에 처했을 때 목숨을 다해 지켜드릴 수도 있고요.

사랑하는 주인님, 하느님이 제게서 건강한 시력을 거둬 가시더라도 절 멀리 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의 부드러운 손길로 저를 어루만져 주시며 영원한 휴식을 위한 자비를 베풀어 주시길 소원합니다. … 끝으로, 저는 제 마지막 호흡까지도 느끼면서 당신 곁을 떠날 겁니다. 제 운명은 당신의 두 팔 속에서 가장 안전했었다는 기억과 함께….

10월 4일은 '세계 동물의 날'이다. '세계 동물의 날'은 동물의 권리와 복지 증진, 동물보호 장려 및 인간과 동물의 유대감 강화 등을 위해 193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생태학자대회에서 제정됐으며 매년 10월 4일을 기념일로 하고 있다. 이날은 전 세계적으로 동물보호와 애호, 동물복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전개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주요 원인으로 인류의 자연생태 파괴로 인한 동물군집의 파괴와 야생동물들의 서식처 감소 등이 지목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원인들로 전 세계가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 동물의 날' 제정 취지가 더욱 절실히 다가온다.

<강성진 가람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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