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약 범죄 느는데 대응력은 '한계'

제주 마약 범죄 느는데 대응력은 '한계'
올해까지 75명 검거돼 작년比 150%↑
감정도 2020년 190건서 지난해 440건
예방·조사·재활 등 종합수행기관 없어
"기관 아닌 개인이 사비 들여 활동 중"
  • 입력 : 2022. 10.10(월) 14:52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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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에서 마약 관련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를 예방하거나 조사할 기관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마약사범 75명이 검거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0% 증가했다. 75명을 유형별로 보면 메트암페타민(일명 필로폰) 판매 및 투약이 57명(76%)으로 가장 많았고, 대마가 14명(18.7%), 옥시코돈, 펜타닐 등 마약류 4명(5.3%) 등이다. 나이대별로 보면 40대가 23명(30.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20대 21명(28%), 30대 17명(22.7%), 50대 14명(18.7%) 순이었다.

아울러 지난 2019년 개소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출장소가 수행한 마약류 감정 의뢰 건수는 2020년 191건에서 지난해 447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28일 제주시 조천읍 주민이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을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 있었다. 우편물 안에는 밴드 모양의 스티커가 편지와 함께 들어 있었는데, 국과수 제주출장소 분석 결과 탄저균이 아닌 향정신성의약품인 LSD 성분이 검출됐다. LSD는 코카인의 100배, 필로폰의 300배에 이르는 환각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문제는 마약 범죄 예방과 실태조사, 재활 등을 종합적으로 실행할 기관이 제주에는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일을 수행하는 재단법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제주에는 지부를 운영하지 않으면서다. 마약퇴치운동본부가 지부를 운영하지 않고 있는 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와 세종, 강원, 울산이다.

고광언 한국마약범죄학회 제주지회장은 "제주는 국경문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제자유도시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보다 마약 관련 대응이 중요한 곳"이라며 "그럼에도 제주에는 마약 예방과 재활, 조사를 종합적으로 수행할 기관이 없다. 이 때문에 제주에서는 기관이 아닌 개인이 사비를 들여 마약 관련 활동을 벌이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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