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제주복합물류센터 '반쪽 운영' 우려

농협 제주복합물류센터 '반쪽 운영' 우려
경제지주, 경제사업 활성화 위해 조천읍 와산리에 추진
하나로마트 물류센터만 준공… 농산물 판매 시설 아직
  • 입력 : 2022. 10.19(수) 17:34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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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경제지주가 추진한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 소재 제주복합물류센터 부지 안에 농협하나로마트에 가공품 등 생활물자를 공급할 물류센터가 최근 준공했다. 하지만 복합 제주물류센터의 당초 취지인 농협의 농산물 판매 확대를 위한 물류시설은 아직 갖추지 못한 상태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농협경제지주가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에 추진중인 제주복합물류센터 부지 안에 4376㎡ 규모의 농협하나로마트 제주물류센터가 최근 준공했다. 도내 하나로마트에 공산품 등을 공급하게 될 시설로 11월쯤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하지만 농협경제지주가 제주를 포함한 전국 5대 권역에서 추진하는 복합물류센터는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매 강화가 목적으로, 제주에선 하나로마트 물류센터만 먼저 준공되며 당분간 농산물 판매는 빠진 반쪽 시설에 그치게 됐다.

농협중앙회는 2012년 신용과 경제사업을 분리,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아주는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인 경제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전국 5대 권역에 복합물류센터 추진을 발표했다. 2013년 경기도에 안성물류센터가 처음 개장했고 순차적으로 밀양, 장성, 횡성물류센터까지 모두 문을 열었다.

제주에서도 농협경제지주가 2015년부터 사업을 추진했지만 당시 부동산가격 폭등으로 부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다 2016년 와산리 소재 2만7861㎡의 부지를 사들였다. 부지 매입으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나 싶었지만 농산물 유통 혁신과 관련해 운영방향을 결정짓지 못했고, 수 년째 별단 달라진 거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준공한 하나로마트 제주물류센터는 그동안 임차해 사용해오던 것을 이전하는 것으로, 운영은 농협경제지주 마트상품부가 담당한다.

당초 농협경제지주의 복합물류센터 건립은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물류센터에서 규모화하고 육지부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6~7단계나 되는 중간유통단계를 줄인 '판매 중심'의 농협이 그 취지였다. 하지만 그 사이 지역농협별로 산지유통센터(APC)를 갖춰 육지부 공판장과 거래처에 판매에 나서면서 자칫 중앙회가 지역농협과 경쟁하는 상황이 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농협제주지역본부는 지난해부터 경제지주에 복합물류센터 내 농산물 물류센터용으로 남겨놓은 약 3000㎡ 부지에 제주종합농식품센터 건립을 요청하고 있다. 농산물과 식자재를 일괄 공급할 도내 대량 수요처 발굴을 통해 도내 소비 확대에 더 집중하겠다는 구상에서다. 또 전국의 하나로마트 등에 제주 농산물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종합농식품센터를 농협경제지주 산하 농산물도매분사 제주물류센터로 운영해줄 것을 요청중인데, 올해 사업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자칫 농협중앙회가 신용과 경제사업을 분리하고 유통 혁신을 내세우며 마련하는 복합물류센터가 하나로마트 생활물자 공급기지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도내 복합물류센터 총 사업예산은 부지 매입비를 포함해 총 198억원이다.

농협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복합물류센터 내 3000㎡의 잔여부지 활용은 제주도가 추진하는 제주형 푸드플랜 사업에 농협이 참여하게 될 경우 등을 감안해 이와 연계해 운영계획을 세워나갈 것"이라며 "경제지주에 요청해 내년 추진 예정인 660㎡의 저온창고도 종합농식품센터의 기반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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