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도내 '유기견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본보 유기견 기획 '우리, 여기 있어요'를 연재하는 와중에도 잊을 만하면 동물 학대 사건이 터졌고, 야생화된 들개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실 이 모든 사건에 유기견 문제가 놓여 있다. 그런데도 '큰일'이 터지지 않는 이상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인간이 만든 사회에선 동물 보호나 복지 같은 말이 자주 간과되는 탓이다.
제주는 인구 1만명당 유실·유기동물 발생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다. 유기견 수는 2019년 이후부터 줄고 있다지만 지금도 한 해 평균 5000~6000마리의 개가 버려진다. 밖을 떠돌다 '구조'돼 동물보호센터에 들어가도 절반 이상이 안락사된다.
지자체만 나설 일은 아니지만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법적 의무 사항인 '동물등록'을 하지 않아도 사실상 처분을 받지 않고, 개를 풀어놓고 키워도 별다른 제재가 없는 상황에선 언제든 유기견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유기견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제주도 차원의 전담 조직 구성과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 마당개 중성화 지원 사업 확대와 유기동물 입양·보호센터 확충도 뒤따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도민 대상 생명존중 교육을 지속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섬으로 나아가야 한다. 말은 할 수 없어도 여러 가지 수치로 드러내는 유기견의 "우리, 여기 있어요"라는 목소리를 그저 넘겨선 안 된다. <김지은 뉴미디어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