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제주지역 기업대출 눈덩이

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제주지역 기업대출 눈덩이
9월말 잔액 18조44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3% 증가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중심으로 줄어들면서 3.4% 감소
11년여만 최고 기준금리에 정기예금으로 뭉칫돈 이동
  • 입력 : 2022. 11.29(화) 16:00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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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금리가 오르고 경기가 불확실해지는 상황에서 제주도내 기업의 부채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담보 위주로 다수에게 취급되는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대출 규모가 크고 경기에 따른 부침도 심해 부실 발생시 그 파장도 상대적으로 크다.

2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올해 1~9월에 이뤄진 도내 기업대출은 1조73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1190억원) 대비 55.4% 증가하며 작년 한해 기업대출 규모(1조6834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9월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8조4485억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14.3% 증가했다.

올해 9월까지 도내 가계대출이 6232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9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조403억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3.4% 줄어들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조5871억원으로 5.1% 늘었지만 기타가계대출 잔액은 11조4532억원으로 7.0% 감소했다.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연이어 인상되며 이자 부담이 커지자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가계대출부터 갚아나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도내 기업대출의 9월 말 시중은행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21%로 2020년과 2021년 연평균 연체율(각 0.26%, 0.30%)에 견줘 큰 변동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연체는 기업이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을 때 발생하고, 앞으로 금리가 추가로 오르거나 저금리의 정책자금 지원이 종료되면 기업대출 중에서 일부 연체 등 부실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정책자금 대출을 유지중인 기업들이 많고,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자금 조달을 위해 대출받는 기업들이 적잖아 기업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취약 차주의 연체율 상승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지만 모니터링은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3.25%로 11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면서 도내 금융기관의 9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35조4466억원으로 작년 동월 대비 13.2% 늘었다. 올들어 9월까지 시중은행과 2금융권 수신이 각각 1조9643억원, 1조3329억원 증가했는데, 작년 같은기간에 시중은행 수신이 5417억원 늘었고, 2금융권은 1146억원 감소했던 것에 견주면 올해 두드러진 수신 증가세를 알 수 있다. 특히 작년 1~9월에 192억원 감소했던 시중은행 정기예금이 올해는 1조9919억원 늘어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정기예금에 뭉칫돈이 몰렸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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