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책, 그림과 함께... 전시 풍성

겨울 산책, 그림과 함께... 전시 풍성
이미성, 김초은, 나현정 개인전
  • 입력 : 2022. 12.11(일) 18:09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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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즈음에 작가들의 개인전도 이어지고 있다. 전시장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조금 서두르자.

▶이미성 개인전 '기억의 풍경:제주'=이미성 작가가 7년 만에 여섯 번째 개인전을 열고 '기억의 풍경+a' 작품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장지와 비단이 일정한 간격을 둔 채 한 화폭에 겹쳐지는 '기억의 풍경+a' 작품 시리즈는 주로 장지에 먹으로 연하게 채색을 한 뒤 비단을 덧대는 방식이다. 마치 안개가 낀 듯 흐릿한 기억이지만 감상자에게는 강렬하게 다가온다.

작가는 "작품에 등장했던 인물은 주로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나의 모습이기도 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초상을 통해서 인간의 내적 고뇌와 정서적 소외 등을 고민하고 시대적 자화상을 표현하려 하였던 것"이라고 소개했다.

"제주의 아름답고 서성적인 풍경을 그리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낯설지 않고 부드럽게 다가가 관계 맺기를 원하며 서로 연결되길 바란다"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전시는 이달 14일까지 아라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김초은 글씨전 '틈으로부터'=네 번째 개인전이다. 앞서 획이 가지는 관계성에 집중했던 김초은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획의 관계성에서 또 다른 가능성과 기회를 찾는 것으로 시야를 확장했다. 작가는 문자의 규칙적 조형성을 뒤틀어 틈을 만들고, 그 틈에서 공간의 자유로움을 발견해 낸다.

작가는 "글씨와 흙의 틈을 좁혀가기 위해 선택한 것은 상감기법이다. 흙의 표면에 글씨를 무늬처럼 새겨 틈을 만들고 다시 그 틈을 채우는 방식으로 매체 간의 틈을 좁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비단을 겹겹이 쌓아 틈을 채우고, 색지를 즉흥적으로 잘라 획이라는 틈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심헌갤러리에서 진행중이며, 이달 15일까지다.


▶나현정 개인전 '환생섬島'=나현정 작가가 관객들에게 건네는 '삼승할망, 환생섬'은 서천꽃밭에 환생이라는 또 다른 탄생을 결부시켜 생명의 존엄성을 부각한 판타지 동화다.

작가는 "제주 숲에서 만나는 양치식물, 고사리는 날개가 되고, 작은 꽃잎들은 생명체의 눈동자가 되어 반짝거린다. 식물의 줄기는 서로 만나고 이어져서 생명이 움트고, 암술과 수술은 사랑을 나누며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다"며 "내면의 불안감과 상처를 치유하면서 만들어낸 환생섬의 자연과 다시 태어난 어린 생명의 캐릭터들이 전시를 다 감상할 즈음에는 관객들의 마음에 스며들기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림자 작업과 종이조각 작업을 더 다채롭게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조명으로 만들어내는 그림자 외에 그림자 자체를 콜라주에 접목하고, 환생 섬에서 뛰노는 캐릭터들의 배경으로 사용했다. 빛에 의해 보이는 그림자에 국한된 것이 아닌 그림자 형상이 보여주는 또 다른 그림자의 세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는 제주 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이달 1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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