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기준금리의 잇단 인상으로 제주지역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초기입주율도 60%대에 그치는 등 주택 관련 지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속되던 외지인의 주택 매수세도 누그러진 모습이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 8월 이후 잇단 기준금리 상승으로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7% 중·후반대로 뛰면서 올해 초 4%대에 비하면 대출자들이 감당하기엔 부담스런 수준이 됐기 때문다. 여기에 도내 주택가격이 최근 소폭 하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전국에 비하면 여전히 비싸 수요층의 구매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지인 매입비중 소폭 축소=외지인의 도내 주택매입 비중은 최근 축소되는 분위기다. 올들어 10월까지 도내 주택매매거래량 7458호 중 외지인이 사들인 주택은 2060호로 27.6%를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 28.7%에 달했던 외지인 매입 비중은 10월, 11월에는 주택매매거래량(636호, 480호)의 23.7%(151호), 22.3%(107호)로 비중이 소폭 낮아졌다. 외지인 주택 매입비중은 2019년 22.8%, 2020년 25.9%에 이어 지난해 29.0%로 역대 가장 높았다.
▶청약시장에도 찬바람=도심 이외 지역에서 분양되는 주택의 청약경쟁률도 최근 뚝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서귀포시 토평동에 36세대를 분양하는 빌라드아르떼제주는 이달 12~13일 1·2순위 청약에서 단 2명만 접수했다. 이달 5~6일 제주시 애월읍 지역에서 136세대를 분양한 엘리프 애월은 16명이 접수해 120세대가 미달됐다. 8월 말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에서 분양한 503세대의 한화포레나 제주에듀시티도 345명만 청약 접수했다. 앞서 8월 말 미림주택 소규모재건축조합이 시행한 제주시 연동 한일베라체 파크뷰는 93세대를 일반분양했는데 402명이 청약접수해 도심지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여전한 것과는 달리 외곽지 주택은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분양 속출에도 분양가격은 여전히 높다. 11월말 기준 도내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당 671만원이다. 1년 전보다 2.1% 내렸지만 전국평균 분양가(464만원)에 견주면 44.6% 높아 서울(904만원) 다음으로 비싸다.
▶초기분양률도 60%대로 하락=이처럼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도내 3분기 초기분양률(분양 후 3~6개월 내 계약비율)은 66%다. 이는 전국평균 분양률(82.3%)을 밑돌며 경북(38.0%) 다음으로 낮고 울산(66.3%)과 같다. 올해 1분기(100.0%)와 2분기(99.4%)만 해도 도내 초기분양률은 완판이었다.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이달 둘째주(12일)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7% 떨어졌다. 18주 연속 하락에다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9월 이후 가장 많이 내렸지만 올해 누적변동률은 0.73% 하락으로 전국 변동률(-5.83%)보다는 훨씬 낮았다. 또 지난해 도내 아파트 누적상승률(19.89%)을 감안하면 하락세를 체감하긴 어렵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