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에서 이 한권의 책을] (20)이파라파냐무냐무

[북클럽에서 이 한권의 책을] (20)이파라파냐무냐무
“서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용기 있는 대화 필요해요"
  • 입력 : 2022. 12.30(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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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 부르는 그림책 제목
귀여운 마시멜롱 마을 배경으로
낯선 털숭숭이 괴물과 만남 통해
오해와 편견에 대한 생각 나눠
나와 다른 모습이나 행동이어도
이야기하며 공동체가 되는 모습


[한라일보] 누구나 오해를 할 수도, 받을 수도 있다. 그럴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것이 혹시 '오해'는 아닐까? 생각하는 순간이 있다면, 그게 서로를 이해하는 첫 단추가 될 수도 있다. 작가는 그림책 전체를 아우르는 말 한마디, '이파라파냐무냐무'로 이야기의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전한다. 진짜 매력적인 말이 아닐 수 없다.

<저자 이지은,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대담자

▷김영민: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

▷이진이, 김도현, 김래원: 수상한 북클럽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김영민 위원이 가족과 함께 그림책 '이파라파냐무냐무'를 읽고 이야기를 나눴다.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제공

▷김영민(이하 위원) : 책 제목과 표지 그림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이진이(이하 이) : 이해하기 힘든 제목에 단순한 그림들로 무슨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너무 다른 두 대상의 모습을 보며 무슨 이야기를 꾸렸을지 궁금함을 느꼈어요.

▷김도현(이하 도현) : 일단 '이파라파냐무냐무'는 무엇을 먹을 때 하는 주문이나 소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림을 보니 처음에 검정이가 열매를 들고 있는 모습에 "아 열매를 먹는 이야기인가 보다!" 라고도 생각해 봤어요. 또 옆에 마시멜로들도 보여서 "마시멜로를 먹는 이야기인가?" 라는 생각도 해 보았어요.

▷김래원(이하 래원) : 제목의 뜻을 도저히 알 수 없어 답답했어요. 그런데 그림이 너무 귀여워 '심쿵'했어요. 아기자기한 마시멜롱 그림이 빨리 책을 읽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위원 : 이 책은 어떤 내용인가요?

▷이 : 마시멜롱 마을에 털숭숭이가 침입하게 됩니다. 낯설고 무시무시한 털숭숭이 괴물은 '이파라파냐무냐무'라는 이해되지 않는 말만 반복했고 마시멜롱은 자신들을 먹겠다는 이야기로 오해하여 털숭숭이를 공격합니다. 용기 있는 한 마리의 마시멜롱을 통해 이빨이 아프다는 것이 전해졌고 털숭숭이를 치료해주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아기자기한 마시멜롱, 처음엔 무서웠지만, 나중에는 귀여운 털숭숭이, 그리고 귀여운 마시멜롱 마을을 배경으로 오해와 편견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되는 그림책입니다.

▷도현, 래원 : 엄마가 책에 관한 내용을 너무 잘 이야기 해주셨어요.



▷위원 :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 모두가 털숭숭이를 침입자로 보고 있을 때 다른 생각을 하는 마시멜롱이 있습니다. 혼자서 털숭숭이의 진짜 말이 무엇인지 알아보러 숲을 건너갑니다. 우리는 익숙함을 즐기려고만 하지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요즘 세대에 다른 생각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단아로 집단에서 따돌리기 일쑤입니다. 편견을 갖고 공동체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는데 용기를 내서 당사자와 이야기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멋지며 닮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도현 : 마지막 부분에 털숭숭이가 떠날 때 웃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왜냐하면 털숭숭이가 오해를 풀고 즐겁게 가는 모습이 내 마음도 따뜻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래원 : 마시멜롱이 털숭숭이를 오해해 자신들을 잡아먹는 상상을 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왜냐하면 털숭숭이가 마시멜롱을 해치려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게 답답했기 때문이에요.



▷위원 : 마시멜롱이 털숭숭이를 오해해 돌과 불덩이를 던지며 꽁꽁 묶는 장면에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고 자신이라면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도현 : 털숭숭이가 무턱대고 공격하는 마시멜롱에게 무척 화가 났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내가 털숭숭이었다면 정말 억울해 같이 싸우며 진짜 먹고 싶었을 거 같아요.

▷래원 : 저러면 안될 거 같아 읽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했어요. 털숭숭이가 매우 슬펐을 거 같아요. 똑바로 말하지 않고 당하고만 있는 털숭숭이의 모습에 답답하기도 했어요. 내가 만약 털숭숭이라면 분명하게 이가 아프다고 말했을 거 같아요.



▷위원 : 책 속에 인물처럼 누구나 오해를 할 수도, 받을 수도 있어요. 혹시 나에게도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 어떨 것 같나요?

▷이 : 관계하며 살다 보면 누구나 오해하거나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상황을 감정으로만 대응하기 일쑤인데, 감정에 치우치기보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오해를 경험해 봤는데 결국 감정적 대응은 오랜 상처를 남기는 경우를 많이 봐 왔습니다. 가능한 오해 만들지도 받지도 않도록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해가 발생될 경우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털숭숭이를 찾아간 마시멜롱처럼 용기 내도록 노력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도현 : 책에 보면 마시멜롱 친구 중 한 친구는 모든 마시멜롱 친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용기 내 털숭숭이에게 찾아가고 이후에 오해가 풀리는 장면이 있는데요. 저도 4학년 때 오해를 받고 친구들과 불편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용기를 내서 친구들을 찾아갔고 친구들과 서로에 관해 이야기한 후에 우리는 다시 친하게 지낼 수 있었어요.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용기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래원 : 오해를 하게 되면 침착하게 오해를 받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확인할 거에요. 그리고 오해받게 된다면 내 생각을 자세히 알려줄 거에요.

▷위원 : 책을 읽고 난 후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이 : 평화로운 마시멜롱 마을에 낯선 침입자라고 생각되는 털숭숭이 괴물! 외모에서 오는 공포감에 압도되어 털숭숭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여러 가지 폭력으로 대응하는 모습에 털숭숭이가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확인되지 않는 사실에 상처를 내는 모습이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평화롭고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모두의 궁극적인 목적에 맞도록 긍정적이며 지혜로운 대응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해 봤습니다.

▷도현 : 그림체가 너무 귀엽고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내용은 흥미로웠고 편견과 오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항상 동생에게 책을 읽어 줬는데 이번엔 동생이 책을 읽어 줘서 책 읽는 시간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래원 : 그림책이라 쉽고 재미있었어요. 엄마랑 형아 앞에서 그림책을 제가 직접 읽어 줄 수 있어서 굉장히 똑똑해진 기분이 들었고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서 뿌듯했어요. <끝> <정리=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수상한 북클럽'

중문 한우리 논술 교실에서 선생님을 하는 엄마와 아이들이 모여 책을 읽는 가족 모임이다. 매주 수요일 저녁 아이들이 궁금해하고 읽고 싶은 책을 골라 같이 읽고, 책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낸다. 앞으로 도현과 래원의 또래 친구들과 부모님도 함께 모여 책을 읽는 북클럽으로 활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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