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혼자 걷기 어려운데 교통복지카드 재발급 어떻게…"

[현장] "혼자 걷기 어려운데 교통복지카드 재발급 어떻게…"
기존 제주교통복지카드 올해부터 이용 중단
한달간 재발급 신청에도 2만명 이상 '미신청'
"거동 불편한데 대리신청 안돼" 불편 목소리
5년마다 재발급 가능성에 대책 마련 요구도
  • 입력 : 2023. 01.12(목) 17:08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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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사업자가 농협으로 바뀌며 올해부터 달라지는 제주교통복지카드.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한라일보] 제주지역 노인과 장애인 등이 버스와 택시 요금을 지원 받을 수 있는 '제주교통복지카드'가 올해부터 새롭게 바뀌지만 카드 재발급 대상자 10명 중 3명 이상이 아직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선 재발급 과정 등의 불편을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로 바뀐 '제주교통복지카드'… 2만명 재발급 신청 안해

1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교통복지카드 운영관리사업자가 제주은행에서 농협으로 바뀌면서 지난달 12일부터 카드 재발급 신청이 이뤄지고 있다. 발급 대상은 제주에 주소를 둔 70세 이상 노인과 등록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으로, 이미 제주교통복지카드를 신청해 쓰고 있더라도 새로 발급 받아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카드로는 올해부터 요금 면제 또는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택시는 이달 1일부터, 버스는 3월 1일부터 사용이 중지된다.

한 달 여간 재발급 신청이 이어지면서 현재 대상자의 70% 가량이 신청을 마쳤다. 제주도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파악한 결과 재발급 대상은 8만6150명인데, 이 중 5만8779명(올해 1월 6일 기준)이 카드 재발급을 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2만 여명은 여전히 미신청 상태다.

제주시내 버스. 한라일보 DB

거동 불편한데 대리 신청 불가… 운영사업자도 '난감'

여전히 카드를 재발급 받지 않은 인원이 상당한 데는 발급 절차 등의 불편이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본인 외에는 신청이 안 돼 혼자 거동이 불편해도 카드 재발급 받으려면 직접 농협을 찾아야 한다.

시어머니의 카드 발급을 위해 지난 9일 제주시내 한 농협을 방문했던 60대 A씨는 "어머니가 병원을 오갈 때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카드 재발급을 신청하려 했지만 가족이어도 대리 발급이 불가능하다고 들었다"며 "혼자선 걷기 어려운데도 반드시 본인이 방문을 해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편에도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제주교통복지카드의 경우 체크카드 또는 신용카드로 발급되는데, 현행법상 두 카드 모두 본인 발급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제주교통복지카드의 경우 복지 차원의 카드라는 점에서 많은 고민을 했지만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적용 받는 체크카드, 신용카드 모두 대리 발급이 불가능하다"면서 "부득이하게 본인 발급에 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어르신을 위한 행복 택시.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한라일보 DB

"5년마다 재발급 받아야 하나요?"… 도민청원 등장

또 다른 불편도 있다. 올해처럼 교통복지카드 운영관리 사업자가 바뀌게 되면 재발급 절차를 또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운영관리를 맡는 농협과 제주도의 협약 기간은 2027년 12월 31일까지 5년인데, 이 기간이 끝나 사업자가 다른 금융기관으로 바뀌게 될 경우 쓰던 카드를 다시 발급 받아야 한다.

이 같은 불편이 예상되면서 제주도 홈페이지의 '온라인 도민청원실'에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고모씨는 지난달 12일 '교통복지카드 발급 관련'이라는 제목의 공개 청원을 통해 "향후 5년 후에 다른 은행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하면) 또 재발급을 받아야 하느냐"면서 "장애인과 70세 이상 노인, 국가 유공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불편이 없도록 해 달라. 또 재발급을 받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꼬집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로선 사업자가 바뀌면 카드를 재발급해야 한다"면서도 "향후 지금보다 더 나은 시스템이 마련되면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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