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17일 열린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연중 최고 대목으로 꼽히는 시기지만 상인들은 경기는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설 명절이 코앞이라 오일장을 찾는 손님은 평소보다 훨씬 늘었지만 명절 대목 경기는 예전같지가 않네요. 아무래도 물가와 금리가 오르다 보니 서민들 삶이 빠듯해진 탓이겠지요."
설 명절 전 마지막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이 열린 17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설을 앞두고 오전부터 제수용품을 장만하려는 이들의 발길로 시장은 북적였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수산물 판매장이었다. 전을 부치기 위해 마리당 8000~1만원에 판매하는 동태를 구입하는 손님들로 포를 뜨는 상인들의 손길은 쉴 틈이 없었다. 수산물 판매장의 한 상인은 "바쁘긴 하지만 그래도 연중 최고 대목이니 추운 날씨에도 손님들이 찾아주는 게 반가울 따름"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아서인지 조금이라도 값을 깎아달라는 손님들이 적잖다. 또 그 맛에 마트가 아닌 오일장을 찾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차례상에 빠지지 않는 생선 구입에 나선 소비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국산 옥돔은 1㎏(2~3마리정도)에 7만~9만원의 고가에 판매되면서 옥돔과 모양이 비슷하지만 마리당 1만~1만5000원 정도로 저렴한 중국산(옥두어)에 소비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명절 때마다 생선, 동태는 오일장에서 구입한다는 김소영(삼도1동)씨는 "국산을 차례상에 올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가격 부담이 너무 커 중국산 옥두어를 구입했다"며 "작년 설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친척들이 모이지 않으면서 간소하게 차례를 지냈는데, 이번에는 친척들이 모이기로 하면서 제수용품 구입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삶아서 파는 고사리나물도 수입산과 국산의 가격이 딱 갑절 차이가 났다. 소주 2홉들이 병에 담긴 참기름은 국산 2만5000원, 중국산은 1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장보러 나선 이들은 당연히 국산이 좋은 건 알겠지만 수입산과 가격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선뜻 구입이 꺼려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참기름을 파는 상인도 "손님이 열명이면 여덟 아홉은 수입산을 사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일장에선 사과와 배 등 과일은 예년과 비슷한 가격에 판매됐다. 크기별로 가격이 달랐지만 4~5개에 1만원짜리 사과와 배를 구입하는 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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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 수산물 판매장에는 동태포와 옥돔 등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