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최근 승객은 물론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대중교통 버스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문제다.
교통사고는 당사자든, 목격자든 누구에게나 좋지 않은 기억이다. 며칠 전 사고현장을 목격했다. 최근 제주지역을 강타한 한파로 눈 날씨가 이어진 가운데, 지난 27일 오후 5시50분쯤 제주대학교병원 인근 옛 목석원 맞은편 도로상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사고현장의 일부 구간은 퇴근시간대와 맞물려 심각한 정체현상을 빚었다.
다음날인 지난 28일, 경찰에 전화로 사고 경위를 물었다. 이날 사고는 내리막길에서 버스가 빙판길에 제대로 제동을 하지 못하면서 앞서 신호대기중인 버스와 그 옆에 있던 승용차량을 추돌하며 비롯됐다. 이어 앞서 있던 다른 차량 2대도 잇따라 추돌했다.
문제는 대중교통인 버스에서 사고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당시 날씨가 급변한 점에서 사고의 위험성은 높았다. 그러나 기상특보가 예보된 상황에서 운행 전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는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경찰과 사고 버스기사의 대응도 다소 미흡했다. 이날 1차 충격을 받은 승용차량 안에는 6~7살 정도의 어린아이가 있었다. 그러나 버스기사는 버스 옆 부분과 승용차량 뒷범퍼가 맞물려 있음에도 재차 운전하면서 승용차가 다시 심하게 흔들리며 2차사고까지 날 뻔했다. 사고 발생 이후 40분 동안에 이뤄진 것은 경찰의 차량 이동 조치와 운전자의 이름, 전화번호를 파악한 게 전부였다.
이날 접수를 받고 사고현장으로 이동하던 보험회사 차량도 뒤따르던 버스와 추돌했다. 기상 악화를 인력으로는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스노체인 등 눈길 안전장비만 잘 갖췄어도 이 같은 다중 추돌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며칠 전에는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10대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중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설 연휴였던 지난 24일에도 제주시 노형동에서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났고, 승객 2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처럼 최근 버스 관련 교통사고 잇따르면서 안전 운전 및 사고 예방 미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 목격 당일 저녁,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던 중 버스정류장에서는 눈이 내린 지 2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월동장구를 하지 않아 승객이 차량 내부에 있는 채 체인을 치는 모습도 목격했다. 눈길에 '장사' 없고 도로상에 '베테랑'이 없다. 운전자의 안전운전과 철저한 사전 예방 및 대응만이 모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매년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버스준공영제가 시행되며 교통편의, 기사 친절도는 좋아졌다.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교통, 차량화재 등 버스사고가 그동안 얼마큼 많았는가.
안전 문제는 매번 긴장하며 풀어야 할 과제다. 때문에 교통행정과 경찰은 특히 한파특보 등 기상악화 등에 철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전 교육과 예방책, 분야별 매뉴얼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백금탁 제2사회부장 겸 서귀포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