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 미분양주택이 1년 전보다 갑절 증가하고, 초기분양률이 10%대로 떨어졌지만 민간주택 분양가격은 여전히 전국 평균보다 50% 가까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자재값 상승 등의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전국보다 훨씬 높은 도내 분양가가 일정부분 조정되지 않는 한 읍면 등 도심 외곽지를 중심으로 늘어나는 미분양 해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통계청 자료 분석 결과 지난해 12월 말 기준 최근 1년간 도내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당 696만원으로 1년 전(657만원) 대비 5.8% 상승했다. 이는 전국평균(469만원)보다 48.4% 높은 가격으로 전국에서 서울(902만원) 다음으로 비싼 수준이다. 제주에 이어 3번째로 높은 부산(590만원)보다 18.0%원 높고, 가장 낮은 전북(315만원)에 견주면 121.0% 비싸다.
이처럼 높은 분양가에다 10여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른 기준금리,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며 미분양은 빠르게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도내 미분양주택은 1676호(제주시 863호, 서귀포시 813호)로 1년 전(836호)에 견줘 딱 갑절 늘었다. 지난해 10월 1722호로 역대 최대치 기록 후 11월(1699호)에 이어 12월에도 해소 물량은 미미한 상황이다.
도내 미분양 급증은 1년 전과는 전혀 딴판인 청약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4분기 도내 민간아파트 초기분양률(신규 분양 후 3~6개월 내에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 비율)은 15.1%로 집계됐다. 분양을 진행한 10가구 중 8.5가구는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지난해 1분기 100%, 2분기 99.4%, 3분기 66.3%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제주시 애월읍 소재 '엘리프 애월'은 전용면적 84.5㎡의 최고가가 6억4640만원이었는데, 136세대를 모집하는 1·2순위 청약에서 16명만 접수했다. 역시 12월에 서귀포시 토평동에서 분양한 '빌라드아르떼 제주'는 36세대 모집에 단 2명만 청약접수했는데, 전용 168㎡의 공급가격은 최고 19억8500만원이었다.
주택 마련을 고민중이라는 한 도민은 "2020년 하반기부터 전례없이 치솟은 제주 분양가는 전국적으로도 비싸기로 소문나지 않았느냐"며 "지난해 말부터 도내 분양가가 최고가 대비 소폭 내렸다 해도 여전히 비싸 더 조정받아야 무주택자도 내 집 마련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다른지역에선 분양가를 할인 판매도 한다는데, 팔리지 않으면 가격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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