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덜 썼는데 요금 폭탄" 가계 부담↑

"전기, 덜 썼는데 요금 폭탄" 가계 부담↑
1년새 ㎾h당 가정용 32.4원·농업용 16.1원 인상
1월분 고지서 받은 시설농가·양식업계 화들짝
목욕업계, 연료비 부담 못이겨 일부 폐업하기도
  • 입력 : 2023. 02.14(화) 18:16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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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가스, 실내등유 등 요금이 줄줄이 오르면서 제주도내 서민 가구의 경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라일보] 전기, 가스, 등유 등 연료비가 줄줄이 오르면서 겨울 난방비에 대한 걱정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 1월에 쓴 에너지 요금 고지서가 이달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번에는 인상된 전기요금까지 반영되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기 사용량이 많은 시설 재배 농가와 양식업계 뿐만 아니라 목욕업, 식당 등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가정용·산업용 전기요금이 ㎾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됐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약 9.5% 인상된 것인데, 역대 최대폭이다. 이미 지난해 세 차례(4·7·10월)에 걸쳐 인상된 전기요금이 19.3원(약 20%)인점을 감안하면 1년 사이 총 32.4원이 올랐다.

농사용 전기요금의 경우 농업인의 요금 부담을 덜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전력량요금 인상분(㎾h당 11.4원)을 3년에 걸쳐 3.8원씩 분할 인상할 계획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 현재까지 1년간 16.1원 올랐다.

전기요금은 검침원이 계량기를 검침하는 날을 기준으로 한달치를 산정하는데, 이달 1일 이후로 검침해 산정된 요금은 인상분이 반영된 셈이다.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감귤 시설 재배하는 양모(72)씨는 최근 1월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1월 25일까지 사용한 전기요금이 31만원이 나왔는데, 1년 전과 비교해 30%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6월에 수확할 감귤 재배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등유와 전기를 이용해 시설 난방을 시작했다. 농사용 전기요금이 올랐다고 해서 이달 고지서에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됐는데 이렇게 많이 나올줄은 몰랐다"면서 "전기 사용량을 1년 전과 비교해보니 800㎾h 정도 적게 사용했는데 요금은 더 나왔다. 등유(농업용 면세유) 가격도 2배나 오르고 전기요금까지 많이 나와서 속상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양식장 업주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1월분 전기요금이 3200만원 청구돼 1년 전보다 1000만원 가량 올랐다. 그는 "양식장은 물을 계속 퍼올려야 해서 전기로 모터를 하루 종일 돌려야 한다"며 "지난해보다 1500㎾h 정도 전기를 덜 사용했는데 2배 넘게 오른 요금이 나왔다. 앞으로 고민이 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기·가스 사용량이 많은 목욕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사우나를 운영하는 업주 A씨는 "가스와 전기보일러를 가동하는데 작년과 비교해보면 전기요금이 갑절 올랐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난해부터 손님이 조금씩 늘고 있긴 하지만 치솟는 각종 물가에 연료비에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목욕업중앙회 제주도지회 관계자도 "코로나19로 손님도 줄어들고 연료비에 상하수도요금까지 오르면서 도내 목욕탕, 사우나 등 업소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러한 힘든 상황을 버티지 못해 지난해에만 7~8곳 가량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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