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강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크로노그래프'가 최근 여우난골의 시인수첩 시인선 68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시집엔 총 4부로 나눠 표제시인 '크로노그래프(chronograph)'를 비롯 '오늘의 처방전' '번아웃 증후군' '질문의 원본을 들고' '발목 기다리기' '당신 눈에 내가 안 보이는 이유' 등 60편이 묶였다.
박동억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크로노그래프'와 시인이 2020년 펴낸 '즐거운 오렌지가 되는 법' 등 최근 발간한 두 권의 시집에 대해 "주제가 되는 것은 시간이고, 더 정확히 말해서 시간을 견디는 방식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시간이 곧 감각이 되고 통증이 되는 순간을 시인은 표현한다"는 박 평론가는 "지독한 시간의 무게를 쥐고 견디는 하나의 육체를 표현하는 것, 그렇게 '시간이 곧 주체이고, 주체가 곧 시간인' 존재론을 그려내는 것으로 그의 시집을 이해할 때 수록된 작품들은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출판사는 "독자들은 시인이 창조해낸 섬세한 언어의 길을 따라 들어가며, 그동안 자기 자신 안에 갇혀 있던 가장 순수한 형태의 '나'와 만날 수 있게 된다"며 "매일 반복되는 버거운 현실 속에서 삶의 동력을 찾기 힘들었을 독자들에게 특별한 위로의 선물이 되어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우난골.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