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 카지노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정 국가 의존도와 기존 VIP 위주 운영 비중을 낮추는 등 시장 규모를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 코로나 19와 같은 팬데믹 상황 재발에 대비해 비대면(온라인) 카지노 도입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전략도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 카지노산업 경쟁력 강화 연구용역'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이 용역은 제주 카지노 업계의 경쟁력 활성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추진됐다. 용역은 (사)복합리조트관광연구소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수행했다.
연구진은 국내·외 카지노산업 현황을 분석하고 도내 카지노 마케팅 활성화 방안을 수립했다. 또 제주에 적합한 카지노 비대면 서비스 모델 및 가이드라인(안)을 마련했다.
제주 카지노 업계 현황을 보면, 제주에는 국내 17개 카지노의 절반에 해당하는 8개 업소가 운영 중이다. 코로나19로 국제선이 막히면서 휴업에 들어간 이후 올해 초부터 모든 카지노가 영업을 재개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2020년 매출액은 약 690억 원으로 전년도(2019년) 매출 1903억 원보다 60% 이상 감소했고, 2021년 매출액은 4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 이상 감소했다.
카지노 입장객 수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2019년 36만9409명이던 입장객 수는 2020년 16만6873명으로 반토막 난 데 이어, 2021년에는 11만6973명으로 2019년 대비 68%가 감소했다.
연구진은 제주 카지노 수에 비해 규모와 매출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관광진흥개발기금 부과 현황을 살펴보면, 제주 카지노 업계 내에서도 격차가 상당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섬이라는 제약과 함께 공항 규모에 따른 국제선 직항 노선 등의 한계로 접근성이 낮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또 코로나19 상황과 관계 없이 제주의 카지노 고객 시장이 특정 국가에 의존적이라는 진단도 내렸다. 도내 카지노의 국적별 입장객 현황 분석 결과, 중국인 입장객의 비중은 2019년 75.1%에서 2021년 84.4%까지 늘어났다.
아울러 현재 도내 카지노들은 VIP 고객 유치에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4050 연령대 남성이 주요 고객층으로 분석됐다. 이에 리스크 관리가 취약할 수 있다며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연구진은 제주 카지노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중국인 고객 의존에서 벗어나 일본 및 동남아 시장의 규모를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현재 주 고객층인 VIP, 4050 남성에서 향후에는 해외 MZ세대, 지역연계관광 등으로 시장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제주 카지노 마케팅 활성화 방안'을 수립해 12개 세부과제를 도출했다. 세부과제에는 ▷공동 팸투어를 통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카지노-DMO 전세기 운항 및 국제선 직항 노선 증설 공동지원 ▷MICE와 카지노의 시너지 효과를 통한 고객 유치 등의 사업을 구상했다. .
다만 연구진은 세부 과제 수립 과정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카지노 정책과가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선진적이고 투명한 카지노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전략을 내세웠는데, 올해 제주도 조직개편에서 카지노정책과가 사라져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정책과는 2014년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출범하면서 이듬해 급증하는 중국인 카지노 관광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신설된 관광국 산하 조직이다.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이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전임 원희룡 도정에서 신설된 카지노 전담부서가 7년 만에 사라졌다. 카지노 관련 부서는 신설된 '관광산업과'에 흡수됐다.
엔데믹 시대에 대응한 카지노 경영 수익 다각화 방안으로 카지노 비대면(온라인) 서비스 모델과 가이드라인(안)도 제안됐다. 다만 이는 해외여행 제한이 완화되고 있는 현 시점이 아닌 향후 외국인 입국이 불가할 경우를 대비한 보완 방안으로 제시됐다. 연구진은 "카지노 비대면 서비스와 관련된 규제와 우려사항 등을 충분히 검토하여 향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 가능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용역 내용을 검토한 후 카지노 마케팅 활성화 방안을 도내 유관 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공동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