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김창열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이 올해 소장품 기획전·특별전을 잇달아 열며 작가의 예술혼을 재조명하고 있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최근 2·3전시실에서 '무슈 구뜨 도(Monsieur goutte d'eau) 김창열'을, 1전시실에서 '치유의 혼'과 이란 이름을 달고 소장품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다.
'무슈 구뜨 도'는 한국어로 물방울 선생을 의미하며, 파리 체류시기부터 진행한 작가의 독창적인 물방울 작품세계를 지칭한다.
김창열의 예술세계를 대표하는 물방울 작업 전반을 회고하는 이 전시는 오는 7월 2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장에선 물방울 작업의 전조를 보여주는 '현상(1971)'부터 최초의 물방울 작품 '밤에 일어난 일(1972)', 그리고 물방울과 얼룩의 대비를 보여주는 1980년대 대표적인 물방울 작업과 19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작업한 '회귀' 연작을 만날 수 있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또 다른 소장품 기획전 '치유의 흔'은 6·25전쟁을 겪은 이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행위로서의 물방울 작업을 조명한다. 전시장엔 화가의 초기 엥포르멜 회화인 '제사'를 비롯 소장작품 11점이 내걸렸다. 전시기간은 7월 9일까지다.
김창열 작 '물방울'(1981년)
김창열 작 '제사'
이중섭미술관은 1층 상설전시실에서 올해 특별전 1부 전시로 '들소처럼'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8월 2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선 지난해 신소장품인 이중섭의 친필 편지 2점과 미술관 소장 이중섭의 원화 등 20점을 마주할 수 있다.
끝부분에 '제주도의 게에 대한 추억이오. 태현이와 태성이에게 보여주시오.'라고 쓰인 한 점의 친필 편지엔 이중섭이 서귀포 시절을 그리워하는 내용이, 또 한 점엔 이중섭 부인의 증언을 뒷받침하는 내용인 이중섭이 부인에게 '스케치하러 나가기 전에 귀여운 당신이 그리워 설레는 마음으로 폴 발레리의 시와 폴 베를렌느의 시를 적어 보내오.'라고 적혀 있다.
지난해 이중섭미술관이 수집한 이중섭 친필 편지. 내용은 '귀중하고 유일한 나의 남덕!!! 6월 17일, 6월 22일, 6월 25일 자 편지 기쁘게 잘 받았소. 배편이 너무 늦어져서……매우 지쳐 있소. 내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당신의 편지가 대향에게 늘 힘이 되어주고 있소. 이제 곧 결정이 날 테니 안심하기 바라오.태현이 태성이가 착해서 아빠가 아주 기뻐한다고 전해주기 바라오. 제주도의 게에 대한 추억이오. 태현이와 태성이에게 보여주시오. (옆줄) 계속해서 소식을 전해 주시오.' 이중섭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