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작 작가 중광 미술작품 진작 기준부터 확립해야"

"다작 작가 중광 미술작품 진작 기준부터 확립해야"
제주자치도, 중광예술세계 및 작품조사 연구 용역 완료
용역진, 1980~2000년대 중광 작품 1057점 조사 ·분석
"진위여부 명확한 검증 불가피... 도록 소개 작품 우선 수집"
  • 입력 : 2023. 03.15(수) 17:14  수정 : 2023. 03. 15(수) 20:32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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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출신 미술가로는 처음으로 공립미술관인 '(가칭)중광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추후 중광(1935~2002) 작품의 체계적 정리를 위한 아카이브 및 구술 채록화 사업 필요성이 제시됐다.

중광은 서화, 도자, 조소, 글 등 수많은 작품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현재 총체적으로 망라된 바 없다. 한편으로는 많은 위작들이 있어 작품 전모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된다. 이에 그동안 전시됐던 전시도록을 토대로 작품을 수집해 공개된 작품을 통해 진작의 기준을 확립해야한다는 제안이다.

이는 제주도가 지난해 10~12월 진행한 '중광 예술세계 및 작품조사 연구' 결과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이번 연구 용역은 (가칭)중광미술관 건립 추진에 따라 작가의 작품 세계 연구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작가 중광에 대한 재조명 기회를 마련하고, 작가의 연대기별 주요 작품목록과 시기·주제·장르별 작품 특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효율적인 작품 수집과 미술관 건립 이후 전시기획, 전시콘텐츠 개발 자료로 활용하고자 이뤄졌다.

용역진은 이번 연구에서 1980년대부터 2000년때까지 중광의 국내·외 전시와 도록 및 작품집 등의 자료를 통해 중광의 작품을 조사하고 작품세계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국내·외 총19회의 대표적인 중광작품 전시회에 출품된 미술작품은 평면작품 853점, 도자 및 공예작품 204점 등 총 1057점이다.

걸레스님 중광.

장르별 작품 연구를 통해선 20대 중반에 불교 출가의 길로 들어 구도(求道)를 수행하면서 수많은 일탈과 기행을 벌여 승적을 박탈당하기까지 했으나,전통과 현대미술, 동양과 서양, 구상과 추상, 선(禪)의 예술적 실천 등을 통해 독자적인 현대미술의 경지를 창출했으며, 수묵화·유화·도예·판화·행위 예술을 아우르는 폭넓은 예술표현을 통해 중광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용역진은 또 소장품 수집, 확보 방안으로 중광 전시회 도록, 전시 이력을 중심으로 주요 작품 소장자, 수집 대상 발굴, 목록화 추진을 제시했다.

향후 미술관 상설 전시를 위한 평면작품 등의 작품 수집이 필요한데, 용역진은 이번 용역에서 조사된 시기별 전시, 보도매체, 전시도록에 소개된 작품을 우선순위로 수집, 선정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중광 작품은 개인 소장자를 비롯 갤러리에서 다수 소유하고 있으나 중광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에도 위작논란이 제기됐던 과거사례를 상기하면 현재로서는 예술품 가치, 진위여부에 관한 명확한 검증 및 평가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도는 현재 지난해 두 번 연속 '부적정' 결과로 문턱을 넘지 못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미술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 재신청을 위해 중광에 대한 인지도 부족 및 연구 자료 미흡 지적 등에 대한 보완 작업을 하고 있다. [관련기사] 두 번의 제동 '중광미술관' 건립 숨고르기?

올 하반기(7월 말까지) 재도전에 나서 2026년 상반기 (가칭)중광미술관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상반기 내에는 중광의 작품세계 및 미술관 운영 관련 세미나 또는 학술대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지역사회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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