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냈으니 딛고섰노라" 제75주년 제주4·3 추념식 봉행

"견뎌냈으니 딛고섰노라" 제75주년 제주4·3 추념식 봉행
윤 대통령 "희생자 유족 명예회복 최선 다하겠다"
오영훈 "4·3 정신이 세계의 희망이 되도록 앞장"
추념식 후 문화공연..헌화·분향하며 영령 추모
  • 입력 : 2023. 04.03(월) 11:17  수정 : 2023. 04. 03(월) 21:20
  • 위영석 기자 yswi1968@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75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봉행됐다. 제주도사진기자회

[한라일보] 제75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유족과 도민, 각계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봉행됐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자치도가 주관한 이번 추념식은 '제주 4·3, 견뎌냈으니/ 75년, 딛고 섰노라'를 주제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추념식은 오전 10시 정각 사이렌 소리에 맞춰 4·3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시작으로 개막 영상, 헌화·분향, 국민의례, 인사말, 경과보고, 추념사, 추모 공연, 유족 이야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제주시 명림로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추념사를 대독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독한 추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정부는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존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잊지 않고 보듬어 나갈 것"이라며 "희생자와 유가족을 진정으로 예우하는 길은 자유와 인권이 꽃피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제주가 보편적 가치,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더 큰 번영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무고한 4·3 희생자들의 넋을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겠다는 제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여러분께서 소중히 지켜온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승화시켜 새로운 제주의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창범 4·3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유족들은 화해와 상생의 바탕 위에서 서로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며 평화와 인권을 이뤄낼 수 있는 어머니 같은 따뜻한 국가를 꿈꾸고 있다"며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통해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화해와 상생의 4·3 정신이 세계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제주가 앞장서겠다"며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평화인권헌장과 트라우마 지표를 완성해 평화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경과보고에서는 4·3을 소재로 한 소설 '순이 삼촌'의 저자인 현기영 작가가 그동안 제주4·3이 걸어온 길을 영상으로 설명했다. 박주영 제주대 총학생회장과 박혜준 표선고 학생은 미래 세대의 의지를 담은 메시지를 낭독했다.

이어 뮤지컬 배우 카이와 김소현, 이예은 어린이 등은 추모 공연과 4·3 당시 부모, 할머니, 두 형, 누나를 잃고 '1941년생 이삼문'이 아닌 '1953년생 박삼문'이라는 이름으로 팔십 평생을 살아온 어르신 이야기가 영상으로 소개된 뒤 큰아들 박상일씨가 뒤틀린 가족관계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울려 퍼졌다.

3일 열린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제주도사진기자회

3일 열린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을 오영훈 제주지사가 바라보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본 행사 후에는 '동백, 바람을 타고 세계로'를 주제로 문화제가 열렸다.

가수 송가인과 이정의 공연에 이어 도립무용단이 4·3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원의 염원을 몸짓으로 표현했다.

문화제는 도립합창단, 4·3 평화합창단을 필두로 추념식 공연 출연자들이 함께 '잠들지 않는 남도'를 노래하며 마무리됐다. 행사가 모두 끝난 뒤 참배객들은 위령 제단에 헌화·분향하며 4·3 영령을 추모한다.

정부는 4월 3일을 지난 2014년 국가기념일인 '제주4·3 희생자 추념일'로 지정하고 매년 국가 의례로 추념식을 봉행하고 있다.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추모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사진기자회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2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