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제주 2공항 문제 당사자… 경청 없는 경청회 중단해야"

"청소년은 제주 2공항 문제 당사자… 경청 없는 경청회 중단해야"
6일 열린 도민 경청회 놓고 "청소년 향한 혐오·차별 규탄" 성명 잇따라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제주도 공개 사과, 재발 방지책 마련 촉구
  • 입력 : 2023. 04.07(금) 20:26  수정 : 2023. 04. 07(금) 20:3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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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귀포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도민 경청회. 한라일보 DB

[한라일보]지난 6일 오후 서귀포시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제주 제2공항 도민 경청회의 고등학생 발언을 놓고 일부 참석자들이 "학생 맞냐", "몇 살이냐", "감성팔이한다" 등 청소년 당사자에게 차별과 폭언을 이어갔는데도 주최 측이 이를 방치했다며 7일 제주도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는 성명이 이어졌다. 찬반 대립만 되풀이되며 '경청'의 의미를 상실한 경청회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도내 19개 단체와 정당이 참여한 제주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이날 '청소년들이야말로 제주 제2공항 논의의 실질적 주인이다'란 제하의 성명에서 "어제 제주 제2공항 경청회 자리에서 발언하는 청소년에 대한 어른들의 발언과 인식은 매우 저급했으며, 어린 사람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의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며 "제2공항 문제의 찬반을 떠나 제2공항이 환경의 문제, 그리고 미래에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 대한 문제로 인식이 된다면 결코 청소년을 그 논의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특히 "제주도청은 제2공항 경청회가 매우 민감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인권 침해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방식이 미비해 오히려 혼란을 방치하고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제주도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제주녹색당도 이날 별도의 성명을 통해 "청소년은 제2공항 문제의 당사자이자 동료 시민"이라며 "제주도정은 경청회에서 청소년 인권이 짓밟힌 사태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했다. 제주녹색당은 또한 "지난 두 번의 제2공항 도민경청회 파행으로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주의 깊게 듣는다'는 경청의 의미는 이미 상실되었다"고 주장하며 "제주도정은 경청을 위한 아무런 장치 없이 인신공격, 폭언, 비아냥이 난무하는 경청회를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 제2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아무런 입장 없이 행정절차로만 이행하는 경청회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교조제주지부에서도 "청소년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규탄한다"며 제주도정의 사과를 요구했다. 전교조제주지부는 "청소년수련관이라는 청소년시설에서 청소년 당사자가 혐오와 차별을 당하며 인권이 짓밟혔지만 제주도는 항의와 제지 대신 '사과할 의향' 만을 물었고 끝내 사과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제2공항 건설의 찬반 여부를 떠나서 서로의 생각과 가치를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소망한다. 제주도정은 경청회에서 청소년 인권이 짓밟힌 사태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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