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본회의 개회 시간을 세 차례나 연기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제주자치도의회와 제주자치도간의 추경예산 갈등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자치도의회 예결위는 16일부터 18일까지 제주자치도와 제주도교육청이 제출한 2023년도 1차 추경 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18일 오후부터 계수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상임위원회의 사전 심사에서 각 상임위원회는 제주도가 추경 예산안을 통해 증액한 4128억원의 10% 가량인 430억원을 삭감했다.

제주자치도의회가 작심한 듯 대규모 삭감을 감행하자 제주자치도가 김희현 정무부지사 등 정무라인을 총동원, 삭감 예산 되살리기에 나섰다.

제주자치도는 송악유원지 사유지 매입 예산(150억원)과 아동체험활동비 예산(53억원), 그리고 제주대버스회차지 신규 토지 매입 예산(88억원) 등에 대해 복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영훈 지사가 송악유원지 사유지 매입 예산 복원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자치도의회는 집행부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심사 보류한 송악유원지 사유지 매입 예산을 복원해달라는 것은 철저히 의회의 심의권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자치도와 의회간 합의가 미뤄지면서 당초 19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던 제주자치도의회 본회의는 세 차례나 연기되면서 밤 10시로 미뤄진 상태다.

그런데 이날 오후 5시30분 열린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 삭감 추경 예산안에 대해 예결위 입장을 존중하기로 하면서 어느 정도 추경예산 계수조정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본예산 의결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도지사의 '조건부 동의' 예산에 대해 앞으로는 '동의' 또는 '부동의'로만 밝히고 의회를 통과한 예산중 보조금관리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던 보조금에 대해서도 조례 규정대로 진행하는 등 의회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예결위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당초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보류했던 행자위도 매입 예산은 예결위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예결위원회는 송악유원지 사유지 매입 예산 150억원에 대해서는 공유재산관리계획을 심사보류한 행자위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매입 예산은 부대의견을 다는 방식으로 통과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88억원 규모의 제주대학교 버스회차지 조성 토지매입비도 일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변경, 430억원대에 육박하던 삭감 규모를 200억원대로 낮추는데 접점을 찾았다.

예결위는 이날 오후 8시를 전후해 전체 회의를 열고 이같은 계수조정 결과를 설명하고 의견을 물은 뒤 추경예산안을 본회의로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