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은의 문연路에서] "중문골프장, 제주 사회로의 환수"

[임정은의 문연路에서] "중문골프장, 제주 사회로의 환수"
1970년대 헐값 강제 수용
감정평기 기준 매각 아닌
공공이익 환수 방안 절실
  • 입력 : 2023. 05.23(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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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는 어느 곳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특히 중문은 아름다운 경관 때문에 1970년대 관광지 개발 대상지가 되어 사유지가 헐값으로 강제수용 됐다. 관광단지 조성 과정에서 베릿내 마을은 사라지고, 평화롭게 계단식 논과 밭을 일구던 주민들은 개발이익을 공유하겠다는 정부의 말만 믿고 개인 사유지를 1000원도 안되는 공시지가에 기꺼이 내어주었다. 선심을 썼던 주민들은 중문관광단지 내 토지가 10억, 20억을 호가하고 관광을 위해 중문 관광단지를 찾은 관광객들로부터 소외감과 괴리감을 느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대기업들은 앞다퉈 투자하며 산업·도시화 과정에서 이익을 극대화 했다. 중문골프장은 공익사업인 관광단지 조성 과정에서 중문해수욕장과 이어진 해안절벽을 낀 제주 유일의 해안코스다. 2004년 아시아 최초 PGA Tour 골프 챔피언쉽을 개최하면서 전 세계에 알려지기도 했다.

중문골프장은 95만4767㎡(28만9323평)의 면적에 18홀 규모로 1986년 4월 관광객이용시설업(골프장업)으로 사업계획 승인을 통해 1989년 5월에 개장해 회원제로 운영하다 2013년 대중제 골프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중문관광단지 개발 당시 이익 공유를 내세웠던 정부는 공공기관 선진화 방침이니 생산성과 효율성에 혁신을 추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제주지역 지가가 최고인 현시점에서의 중문골프장 매각결정은 지역 주민을 상대로 장사하겠다는 속내를 보인 것이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91조에 따르면 토지수용 후 10년 이내 또는 사업완료일 후 공익사업의 폐지·변경 등의 사유로 필요없게 된 경우, 원 토지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이 보상금 상당액을 반환하고 환매를 청구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수용 후 10년이 경과해 환매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은 헌법의 재산권 보장,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보아 한정 위헌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중문골프장은 관광산업을 육성해 국내외관광객을 유치하고자 공익사업으로 추진됐다. 한국관광공사가 이를 매각해 공익사업을 폐지·변경한다면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제주도는 적극 나서서 금액의 증감을 법원에 청구하고 한국관광공사와의 협상에 의한 매입을 이끌어야 한다.

제주도는 중문골프장의 매각이 결정됐던 2011년에 우선협상자로 나섰지만 1200억원을 호가하는 감정평가 기준의 매각결정 대응에는 속수무책이었다. 현재 중문골프장 공시지가는 7만 8700원/㎡이다. 그러나 1970년대 강제수용 당시 공시지가 기준으로 강제 매입된 만큼 감정평가 기준의 매각 협상은 있을 수 없다.

한국관광공사와 제주도는 중문골프장과 중문관광단지 사업장에 대하여 그 개발이익을 원래 토지소유자에게 귀속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제주 사회의 공공이익으로 환수될 수 있도록 협상을 통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임정은 제주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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