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오르는 제주의 역사·문화 콘텐츠

무대에 오르는 제주의 역사·문화 콘텐츠
제주 승전의 역사 조명한 연극 '치마돌격대' 첫선
제주의 굿, 설화 테마 실감공연 어린이뮤지컬 눈길
지속가능성 확보, 지역 브랜드 공연 성장 과제
  • 입력 : 2023. 06.18(일) 17:43  수정 : 2023. 06. 19(월) 11:3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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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감공연, 그림책 속 제주이야기' 공연 장면.

[한라일보] 최근 역사, 문화 등 제주 소재 콘텐츠를 반영한 공연예술계의 창작 활동이 활발하다.

제주 4·3을 비롯 이중섭, '부종휴와 꼬마탐험대', 홍윤애를 소재로 한 창작오페라·뮤지컬에 이어 제주의 보물 '탐라순력도'를 바탕으로 한 무용극, 입체낭독극 등 창작 무대가 잇따라 관객과 마주했다. 지난해 제주도립예술단이 합동공연으로 선보인 '애랑이 넘실'은 '배비장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 종합예술극이었다.

예술인들이 제주 소재 콘텐츠를 꺼내 새로운 시도, 도전에 나서며 다채로운 창작 무대가 선보여지고 있지만 상설공연화 등 지속가능성 확보와 제주를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으로 성장시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제주의 승전 역사인 1555년 을묘왜변 당시 제주성 전투를 그린 '치마돌격대'의 한 장면.

이런 가운데 "제주의 서사를 제주의 배우들이 표현하는 제주만의 공연콘텐츠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품고 제주의 승전 역사인 1555년 명종 10년 을묘왜변 당시 제주성 전투인 '을묘왜변 제주대첩'을 다룬 연극이 첫선을 보였다. 지난 15일 '제41회 대한민국 연극제 제주' 개막축하공연으로 관객과 만난 '치마돌격대'(작·연출 이우천)다.

'치마돌격대'는 제주목사 김수문을 비롯한 군사 60여 명이 제주도 화북포 일대에 침입한 1000여명의 왜구에 대응하여 벌이는 전투를 통해 제주도민의 자주성과 강인함을 그린 작품이다. 제주 승전 역사를 조명하며, 소속과 상관없이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극인들로 오롯이 채워져 의미를 더했다.

공연이 끝나고 이우천 연출가는 "있는 자료로 대본만들기엔 부족했다"며 '치마돌격대'가 '팩션'임을 강조했다.

오는 21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앞두고 이 연출가는 "제한된 공간에서 무한적으로 표현하는 매력이 있는게 연극이라고 본다. 치마돌격대가 100% 그런 것을 수행했다고 볼 수 없지만 나름대로 연극에 이런 아이디어와 다양한 상징성으로 표현될 수도 있구나 라는 게 관객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관객들이)그런 매력을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제주에도 승전의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이런 문화콘텐츠를 통해 도민들이 잘 알게 되신다면 보람되고, 개인적으로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공개된 '치마돌격대'는 이우천 연출가의 상상력에 다양한 대도구의 활용, 영상의 맵핑과 파사드, 배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 조명과 음악 등이 더해져 빠르게 전개되며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었다.

천과 파란 조명을 활용해 연출한 해녀들이 물질하는 바다 장면과 객석을 활용한 왜구의 등장은 인상적이었다. 배우들의 대사와 몸짓 등 곳곳에 섞인 코믹한 요소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대규모의 전투 장면을 표현하는데 연극 무대의 물리적 한계는 존재했고, 음향과 배우들의 외침 소리가 맞물리며 대사 전달이 부정확했던 부분은 아쉬웠다.

지난해 '실감공연, 그림책 속 제주이야기' 공연 장면.

'제주설화'와 '제주의 굿'을 테마로, 그림동화책 5권을 원작으로 한 실감공연 무대도 준비중이다.

(주)화이브행크가 '제주지역특화콘텐츠개발지원사업'을 통해 첨단기술(아나모픽+프로젝션맵핑)을 사용해 제작한 어린이청소년뮤지컬 '실감공연, 그림책속 제주신화이야기'다.

시각을 자극해 착시를 일으킴으로써 공간이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아나모픽 기법’과 실감콘텐츠의 대표적인 기법인 ‘프로젝션맵핑’ 기술을 사용하여 무대 위를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으로 구현하게 된다.

지난해 '실감공연, 그림책 속 제주이야기' 시즌1으로 관객과 만난 화이브행크는 올해 본격적인 공연사업화에 나서 눈길을 끈다.

우선 오는 7~8월 제주관광대 컨벤션홀에서 시즌1 앙코르 공연 후 11월엔 서울 종로아이들극장에서 장기 공연을 이어간다.

시즌2 '제주신화이야기'는 오는 10월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내 BeIN;공연장에서 만나게 된다.

시즌 1, 2의 총괄프로듀서인 ㈜화이브행크 김진희 대표는 “그동안 자녀에게 쉽게 전달하기 어려웠던 제주의 굿과 신 이야기를 온 가족이 함께 실감나게 즐길 수 있을 것” 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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